만성 호흡기 질환..그냥 기침요? 큰 코 다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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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호흡기 질환
그냥 기침요? 큰 코 다쳐요
기관지천식- 기관지내강 좁아져 호흡곤란·기침·가래 심하면 발작증세도
만성기관지염- 2년이상 기침·가래 끓거나 흡연·기관지질환 병력자에 발생
폐기종- 한번 늘어난 폐포조직 회복 어려워… 심장병으로 병발할수도
호흡기는 우리가 사는 데 꼭 필요한 산소를 흡수하고 몸에서 발생한 노폐물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호흡기 질환을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데, 물이나 음식물은 일정기간 섭취하지 못해도 생존이 가능하지만, 호흡은 단 몇 십초만 중단되어도 죽음에 이르니 결코 소홀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가벼운 기침쯤으로 치부하다가 병을 키울 수 있으니 평소부터 호흡기 질환에 대한 주의가 꼭 필요하다.
호흡기는 공기가 드나드는 기도와 산소·이산화탄소가 교환되는 폐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비강, 비인두, 구인두를 거쳐 후두까지를 ‘상기도’라 하고, 후두 이하부터 가스 교환을 하는 꽈리 모양의 폐포(허파꽈리:기도의 맨 끝부분에 있는 포도송이 모양의 작은 공기주머니)까지를 ‘하기도’라고 한다.
3억 개에 달하는 폐포는 가는 혈관이 그물 모양을 이루며 둘러싸고 있는데, 입과 코를 통해 들어온 외부 공기는 기관지를 거쳐 폐포에 도달하게 되며, 폐포에서 공기 중 산소가 체내로 들어오고 체내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가스 교환이 이루어지게 된다.
호흡기 질환은 말 그대로 호흡기에 문제가 생긴 것을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만성 호흡기 질환은 ‘만성폐쇄성질환(COPD)’을 가리키는데 기관지천식·만성 기관지염·폐기종·기관지 확장증·폐섬유화증 등을 한데 묶어서 이르는 말이다. 이들 여러 질환은 서로 다른 원인과 진행경과 등을 보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기관지천식과 만성 기관지염, 폐기종이 대표적인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꼽히니 이 세 가지 질환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면역반응이 호흡곤란으로 이어지는 ‘기관지천식’
기관지천식이란 기관지 근육의 수축, 점액분비의 항진 및 기관지 점막의 부종 등으로 기관지내강이 정상에 비해 매우 좁아진 상태를 말한다. 이 좁아진 기관지내강으로 호흡하려면 공기가 한꺼번에 배출되지 못하므로 숨이 차게 되고, 이 좁은 구멍으로 공기를 더 빠르게 호흡하려고 더욱 힘을 쓰게 되다 보니 ‘쌕쌕’거리는 바람소리가 나게 된다. 이처럼 기관지천식은 호흡곤란, 기침, 끈끈하고 하얀 가래, ‘쌕쌕’ 소리, 심하면 발작이나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 빠지는 것 등이 특징이다.
기관지천식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모르지만, 대부분의 경우 호흡기로 자극성 물질(알레르기성 물질)이 흡입되어 폐 조직에 화학반응 및 면역반응을 일으켜 기관지가 좁아지는 기관지 수축현상이 일어남으로써 발작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기관지천식은 원인물질을 찾아내 이를 제거해주면서 면역요법을 병행해야 하는데, 원인물질을 찾아내는 것에 장기간이 걸리는 만큼 환자의 인내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기침·가래 자주 발생하는 흡연자 ‘만성기관지염’ 의심
만성 기관지염은 기도에 강한 자극이 오래 계속된 다음 기관지에 염증이 나타나는 만성병이다. 단순히 급성 기관지염이 오래 계속되면 만성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즉 만성 기관지염의 발생에는 오랜 기간에 걸쳐 기관지 점막을 자극하는 요인이 존재함을 뜻하는 것이다.
이 병은 20세 이상의 성인층, 특히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점차 늘어가는 실정이다. 만성 기관지염은 대부분의 경우 흡연을 많이 하는 중년기 이후나 어린 시절 기관지 질환을 앓았던 청년층에서 잘 발병하는데, 늘 기침을 하고 가래를 뱉어내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30세 이후의 흡연자가 아침에 일어나 가래를 배출하는 증상이 1년 중 2~3개월 이상 계속되면 이것은 기관지염의 초기 증상이고, 이런 증상이 2년 이상 지속되면 만성기관지염이라고 임상적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래는 기관지염이 심해질수록 그 양이 많아지고 진해지며, 아주 심한 경우에는 고름 냄새가 나는 가래를 뱉는 수도 있다. 따라서 가래가 진하고 냄새가 날수록, 그리고 양이 많아질수록 병세가 심하고 나쁜 것을 의미하므로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는 곧장 의사를 찾아 상의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한번 발병하면 정상으로 되돌리기 힘든 ‘폐기종’
폐기종은 폐포가 여러 가지 원인으로 파괴되어 폐 전체가 팽창하고 축 늘어져서 폐의 탄력이 저하되고 기도에서 호기(呼氣)가 폐쇄되어 환기 장애와 호흡곤란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만성·퇴행성 질환이다. 통상 많은 수의 환자가 폐기종과 기관지염 또는 기관지 천식 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폐기종의 정확한 원인 역시 아직 잘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폐포 조직이 장애를 받아 약화·손상·파괴되기 쉽게 된 것이 기본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특히 일단 늘어나서 탄력성이 없어진 폐 조직은 결코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폐기종만으로는 환자에게 큰 고통을 주지 않으나, 여기에 기관지염이나 기관지천식 등이 합병되면 대부분 숨찬 증상, 즉 호흡곤란이 심해지기 마련이다. 또 폐기종을 오래 앓고 있는 동안 2차적으로 심장이 약해지는 수도 있으므로 폐성심(肺性心)이라는 심장병도 병발(竝發)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관지천식이나 만성 기관지염은 일찍 잘 치료하면 꽤 상당히 좋아지고 어느 정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도 있는 데 반해 폐기종은 일단 생기면 잘 낫지 않아 치료하기가 매우 어려우며, 노화와 더불어 발병률도 증가하고 증상도 악화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따라서 폐기종은 더 악화되지 않도록 병의 진행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 기능 50% 이상 손실 전까지 증상 나타나지 않아
지난 2003년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45세 이상 성인의 17.2%(남성 25.8%, 여성 9.6%)가 만성 호흡기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런 높은 유병률에도 불구하고 20년 이상 담배를 피우고 호흡 곤란 증상까지 있는 잠재환자의 92%가 병원 진료조차 받지 않을 정도로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만성 호흡기 질환이 무서운 것은 폐 기능이 50% 이상 손실되기 전까지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초기에 진단이 어렵다는 데 있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급속히 악화되고 어떠한 약물치료도 폐 기능을 호전시킬 수 없으며 중증이 되면 24시간 지속적인 ‘산소요법’만이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을 뿐이다. 한번 손상된 폐 기능은 다시는 회복되지 않으니 조기진단과 예방이 가장 좋다.
일단 체질적으로 감기나 기관지염에 잘 걸리면 그때마다 철저히 치료하여 악화를 방지하고 재발을 억제해야 한다. 특히 흡연은 가장 나쁘므로 무조건 금연해야 한다. 또 심한 공해·오염지역이나 유해환경의 산업장 또는 교통기관 등에는 되도록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정기적으로 신체검사와 건강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호흡기 감염증이 겨울철에 많고, 급성 호흡기 감염도 역시 겨울철에 많으므로 이 기간에는 특별히 더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평소에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하고 안정과 휴식을 취하여 감염에 대한 신체의 저항력을 증강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성 호흡기 질환의 관리는 ‘예방’이 제일이다.
이정민<가정의학 전문의>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 한국만성질환관리협회>
‘쌕쌕’거리면 기관지천식… ‘컹컹’개짖는 소리땐 후두질환
호흡기 질환은 기침과 가래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기침은 우선 가래가 있는지 없는지를 구분해야 하는데, 가래가 있는 기침은 대부분 목, 기관지 및 폐에 염증이 있음을 의미하며, 기침에 동반한 가래의 색깔 및 점도 등에 따라 원인을 추정해볼 수 있다.
한편으로 ‘쌕쌕’거리는 호흡음(천명)을 동반한 기침은 기관지천식, 열이 나면서 오한을 동반하거나 목의 통증을 호소하면 급성감염증, ‘컹컹’ 개 짖는 소리가 나는 기침은 후두 질환, 발작성인 기침은 천식이나 백일해의 가능성이 있다.
전신쇠약과 체중감소를 동반하는 만성 기침은 결핵이나 만성 감염증을 생각해야 하며, 대량의 누런 가래나 피가 비치는 만성 기침은 기관지 확장증, 분홍색을 띤 거품 섞인 가래를 배출하는 기침은 폐부종을 의심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심해지는 기침과 가래는 기관지염이나 기관지확장증, 밤에만 주로 심해지는 기침은 심장병, 그리고 식사와 관계있는 기침은 식도질환에 의한 것일 수 있다.
또 목젖으로 무엇인가 흘러내리거나 무엇이 붙어 있는 느낌을 주면서 콧물이 자주 나오는 후비루 증후(축농증 등)에 의한 기침도 있으며, 속쓰림·트림·음식역류·신물 등의 증상을 보이는 위식도 역류에 의한 기침도 흔하다.
기침의 기간에 따라 구별하면 3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은 흡연, 알레르기, 결핵, 위식도 역류, 만성 기관지염과 일부 고혈압 치료제 등의 약제에 의한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참고로 기침을 억제하는 진해제는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복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기침은 자극을 제거하기 위해 반사적으로 나오는 것이므로 이것을 억제하기 위해 진해제 등을 과용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래가 많이 나올 때 배출을 막으면 결과적으로 폐에 가래가 고이게 된다.
<자가진단 리스트>
흡연중·먼지·알레르기 병력·고혈압
만성 호흡기 질환은 어느 날 갑자기 터져나온 기침으로부터 시작된다. 대부분 그저 가벼운 감기겠거니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기침이 여러 날 지속된다면 만성 호흡기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만성 호흡기 질환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므로 찬찬히 아래 리스트를 보며 자신이 해당되는지를 꼼꼼히 살펴보고 대응해보자.
△흡연 여부=흡연 중이라면, 잠시 금연을 할 경우 증세가 상당히 호전될 수 있다.
△공기 내 유해물질 또는 먼지=집안이나 직장 내에서 유해물질, 먼지가 많이 날리지는 않는지 살펴본다. 이런 경우에는 공기정화기를 설치하거나 방진마스크를 사용하면 되는데, 도저히 직장에서 유해물질을 피할 수 없을 때에는 이직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질환 병력=이전에 알레르기 질환(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비염과 결막염, 천식 등)이 있다고 진단받은 적은 없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알레르기와 연관돼 기관지천식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고혈압 유무=고혈압 약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상태라면, 의사와 협의하여 다른 제제의 고혈압 약으로 바꿔 복용하는 것이 좋다.
<올바른 호흡법>
코로 깊게 숨쉬고 복식호흡… 의도적으로 하세요
▶흉식호흡은 no! 복식호흡 ok!
모든 호흡이 폐에서 이뤄지긴 하지만, 흉식호흡에 비해 복식호흡이 훨씬 깊고 기체 교환량도 많다. 흉식호흡은 쉽게 말해 가슴호흡이다. 가슴이 움직이고 어깨가 올라가는 짧고 얕은 호흡으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기체교환이 충분하지 않은 불안정한 호흡이다. 그런 반면 복식호흡은 어깨가 위로 올라가지 않고 가슴이 움직이지 않으며 횡격막을 사용하는 호흡이다. 이는 폐활량이 많아 기체 교환이 잘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호흡의 깊이가 짧아지면서 흉식호흡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횡격막을 호흡에 사용하지 않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기체 교환도 잘 되지 않는다. 의식적으로 복식호흡을 하는 것이 호흡기 건강에 좋다. 올바른 복식호흡방법은 한 손을 가슴에 올려놓고 나머지 한 손은 허리 바로 위의 배에 놓는다. 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며 배 위에 있는 손이 움직이는 것을 느끼되, 이때 가슴 위의 손이 움직이면 안 된다. 복부 근육을 수축시키면서 오므린 입술을 통해서 천천히 내쉬며 배 위의 손으로 복부에 압력을 가한다. 복식호흡을 하루에 세 번 이상, 한 번에 20회씩 한다.
▶호흡은 규칙적이고 부드럽게
좋은 호흡은 규칙적이며 부드럽고, 깊고 느려야 한다. 들이마실 때와 내쉴 때 일정한 리듬감이 있어야 하는데, 이 역시 훈련으로 가능하다. 하나, 둘, 셋에 들이마시고 하나, 둘, 셋에 내쉰다. 이러한 규칙적인 리듬에 호흡이 익숙해지면 숫자를 늘리면서 호흡을 길게 한다.
또 더러 중간에 호흡이 끊기는 사람도 있다. 부드럽게 이어져야 할 호흡이 멈췄다가 다시 시작하는 경우도 흔하다. 처음부터 너무 호흡을 길게 하지 말고, 천천히 올라갔다가 천천히 내려오는 기분으로 호흡하는 것이 좋다.
▶코로 깊게 쉬는 호흡을 하자
호흡을 할 때는 코를 통해 깊게 호흡하는 것이 좋다. 코를 통해 숨을 쉬면 공기 중 불순물을 걸러내 들이마실 수 있지만, 입으로 쉬면 침이 금방 말라 세균의 온상이 되기 쉽다. 또한 코로 들이마시는 숨은 입으로 들이마시는 숨보다 깊기 때문이다. 물론 호흡을 의식적으로 조절하려는 사람이라면 코로 깊게 들이마시고, 입으로 길게 내쉬는 것이 좋은 훈련법이다. 숨을 내쉴 때는 입을 통한 호흡조절이 더 쉽기 때문이다. 또 좌우 콧구멍의 교대 호흡으로 호흡의 차이를 깨달아 본다. 좌우 콧구멍을 교대로 막으면서 호흡하다 보면 종종 좌우측의 균형이 깨져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럴 때는 호흡의 균형도 깨져 있는 것이고, 이것은 곧 호흡뿐 아니라 공기를 마시면서 자극을 주는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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