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금) - 실패한 첫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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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들은 막달라 마리아와 요안나,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다른 여인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이 일을 사도들에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 말을 허튼소리로 듣고 여자들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눅 24:10, 11, 쉬운성경).
어제 보았듯이 부활 소식을 제자들에게 전하라고 천사가 여인들에게 명령했지만 그들은 “몹시 놀라 떨며 나와 무덤에서 도망하고 무서워하여 아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습니다(막 16:8).
이유는 간단합니다. 시신을 보러 무덤에 갔다가 살아 있는 천사를 만났으니 제아무리 강심장이라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지요. 그런데 선뜻 이해되지 않는 것은 그들이 두려워하여 침묵했다는 점입니다. 희망의 메시지를 들었고 제자들에게 그 소식을 전하라는 특별 임무까지 부여받았으니 기뻐해야 할 터인데 말입니다.
이전까지 복음서에 묘사된 여인들의 모습은 늘 용감하고 훌륭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닙니다. 두려워하고 명령에 불복한 것은 그 기쁜 소식을 믿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전하라는 명령을 받았는데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역설적인 현상입니다. 복음서 곳곳에서 예수님은 자신의 정체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사람들에게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사방에서 그 내용을 떠들어 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보고 들은 것을 말하라고 명령을 받았는데도 침묵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놀란 가슴이 서서히 진정되면서 자기들이 보고 들은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누가복음에 따르면 여인들은 결국 제자들에게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제자들이 그 말을 믿지 못합니다. 어쩌면 여인들이 진작 소식을 전하지 못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을지 모릅니다. 유대 사회에서 여자는 증인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분은 부활 사건의 첫째 증인으로 여자를 택하셨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그 여인들에게 “그가 살아나셨다”라는 기독교 최초의 본격적인 설교를 전하라고 천사를 통해 명하셨습니다. 그런데 소위 훌륭한 그리스도인 남자들은 여자들이 전하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았습니다.
두 가지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첫째, 일부 남자들이 완고했다는 점입니다. 둘째, 하나님은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 데 기꺼이 모든 사람을 사용하신다는 점입니다.
자기가 만들어 놓은 작은 틀에 갇혀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선입견에 사로잡혀 자기 맘에 들지 않는 사상을 배격하면 제자들처럼 복을 놓칩니다. 혹 내용은 분명히 복음인데 ‘자기’가 기대한 모습의 메신저가 아니라서 제자들처럼 거절할 때도 있지는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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