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수) - 기독교를 집약하는 한 마디 -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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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나타나 우리를 양육하시되 경건하지 않은 것과 이 세상 정욕을 다 버리고 신중함과 의로움과 경건함으로 이 세상에 살고 복스러운 소망과 우리의 크신 하나님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심을 기다리게 하셨으니 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딛 2:11~14).
마치 어제 일 같지만, 50년도 더 된 이야기입니다. 어린 시절 ‘디지(DG)’라고 부르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무엇의 약자인지는 끝까지 몰랐지만, 우리는 그 친구를 그렇게 불렀습니다. 그는 평범했고 같이 놀면 좋았습니다.
그러다 서로 연락이 끊기게 되었고 16살쯤 되었을 때 그의 집에 들를 일이 생겼습니다. 그때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그의 집 마당에 맥주 캔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녔습니다. 집 안 곳곳에는 더 많은 맥주 캔들이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사방이 맥주 캔으로 가득했습니다. 제 짧은 인생 동안 맥주 캔을 숱하게 보았지만, 그때처름 많이 본 적은 없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궁금한 게 당연했습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디지’는 며칠 전 백혈병으로 죽은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이 깊지 못한 그의 부모는 그의 인생 마지막 주말에 그와 그의 친구들을 위해 맥주 파티를 벌인 것입니다.
당시 저의 충격은 두 배나 컸습니다. 첫 번째는 친구의 때 이른 죽음 때문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사별할 아들을 위해 어른인 부모가 생각해 낸 이벤트가 고작 맥주파티였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제가 맥주 파티에 아무 가책을 느끼지 않고 지내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불가지론과 쾌락주의에 빠진 저의 시선으로 볼 때도 그 천박한 임종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몇 가지 중요한 질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가족이 해 줄 수 있는 게 겨우 술을 통해 현실을 도피하게 하는 일뿐이란 말인가? 삶과 죽음에는 일말의 존엄성도 없는 것인가? 결국 인생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일까? 방황하는 십 대로서 나는 공부와 일과 무의미한 쾌락 사이를 오가며 계속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간단히 말해 인생에 희망이란 존재하는 걸까?
그 답을 발견하기까지 3년이 더 걸렸습니다. 그런 다음 바울이 “복스러운 소망”이라고 부른, 다른 모든 소망을 능가하는 소망이 제 삶을 이끌었습니다.
여러 면에서 ‘희망을 품다’라는 말처럼 그리스도인의 본질을 잘 나타내는 말은 없는듯합니다. 이 땅에서 위기와 죽음을 대면할 수도 있지만 이 삶이 전부가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구름 속에서 강림하실 때 우리는 새 생명의 “복스러운 소망”을 지닌 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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