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5일(안) - “아브람의 실족(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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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래가 아브람에게 이르되…내 여종에게 들어가라 내가 혹 그로 말미암아 자녀를 얻을까 하노라 하매 아브람이 사래의 말을 들으니라”(창 16:2)
데라가 하란에서 죽자 아브람은 75세 때 그곳을 떠나 가나안 땅에 들어왔다. 10년이 지나도록 약속의 후사가 태어나지 않자 불임인 사래의 종용으로 아브람은 여종 하갈을 첩으로 취하여 후사를 도모했다(16:1~4). 그것은 하나님의 후사 약속에 대한 불신으로 아브람이 하나님께 불순종한 사건이었다.
창세기 16장은 아브라함 이야기의 두 초점인 15장과 17장 사이에 위치해 있지만 순종의 절정이 아니라 불순종의 심연을 묘사한다. 16장은 하나님께 대한 아브람의 불순종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2절의 “아브람이 사래의 말을 들으니라.”라는 표현은 즉시 무언가를 연상시킨다. 선악과를 먹고 범죄 한 아담에게 하나님이 “네가 네 아내의 말을 듣고”(3:17)라고 하신 말씀의 메아리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의 말을 듣다”라는 표현은 창세기에서 이 두 곳에만 나오며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 곳도 구약에서 이 두 곳뿐이다. 구약의 이 두 곳에서만 남편들이 아내의 말을 들었다. 아담이 하나님의 명하신 말씀(창 2:16~17) 대신에 하와의 말을 들었던 것처럼, 아브람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말씀 대신에 사라의 말을 들었다.
16장의 이 사건이 3장에 있는 선악과 사건의 메아리인 분명한 증거들이 더 있다. 창세기 3장 6절 메아리가 특히 16장 3~4절 상단에 여러 개 있는데, 그 핵심적인 명사와 동사들이 똑같은 순서로 되어 있다. 게다가 이 두 사건은 용어뿐 아니라 행동과 사건의 진행 과정도 매우 유사하다. 주도권을 가진 쪽이 둘 다 여자이고, 죄의 매개체(선악과/여종)의 수령인은 둘 다 남자이며, 남자는 여자의 행동에 적당히 반응하는데, 아담은 주어진 선악과를 먹고, 아브람은 주어진 하갈과 동침한다. 따라서 16장의 이 사건은 3장 사건의 단순한 메아리가 아니라 똑같은 종류의 사건으로서 ‘타락’에 대한 기록이다.
창세기 16장에서 아브라함과 사라는 ‘극심한 유혹’을 받았으며 그 유혹에 굴복한 그들의 불순종은 ‘엄청난 과오’였다. 그런데 그 유혹과 그 과오는 아브라함이 후사에 관해서 하나님이 하신 말씀을 듣지(순종하지) 않고 사라의 말을 들었기(순종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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