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교 떡국 대신 받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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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1일, 새해 첫 날 어떻게 보내셨나요?
떠오르는 첫 둥근 해를 맞으며 따끈한 떡국 한 그릇으로 새 아침을 여셨는지요.
오늘 탄자니아에서는 정말 경사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탄자니아-케냐 국경 근처에 위치한 마이로와(Mairowa)라는 마사이 부족 마을에서 59명의 마사이 사람들이 ‘하늘의 아들과 딸들’로 출생신고를 한 것이지요. 어느덧 작년이 되어버린 지난 2015년 12월 마지막 주에 카라오(Karao), 마이로와(Mairowa), 문다라라(Mundarara)에서 한 주간 전도회를 열었는데 그 결과로 59명이 침례를 받게 된 것입니다.
새해 첫 날임에도 불구하고 마이로와 교회 연합 침례식에는 130여명의 교우들이 참석하였고, 그 중에 거의 절반가량이 침례를 받았습니다.
특이하게도 교회에서는 남자와 여자 침례탕을 따로 따로 준비해 주셨는데요. 그 이유는 침례 받을 사람들이 많을수록 물이 빨리 더러워지기 때문이랍니다. 마사이 부족 마을은 대게 물이 귀하기 때문에 빗물이 고인 웅덩이에서 가끔씩 팔다리를 씻는 것이 전부입니다. 세찬 비가 쏟아지는 우기 철에는 슈카를 내던진 채 수영 아닌 수영을 하고 있는 알몸의 마사이 아이들을 만나기도 하지만요. 마사이 부족들이 평소 몸에 걸치고 다니는 ‘슈카(Shuka)’ 역시 1년 내내 빠는 일은 거의 드문 일입니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열 댓 명 정도가 침례를 받고나자 맑았던 물은 어느새 흙탕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마사이어는 스와힐리어와는 다르게 ‘응(ng)’이라던가 ‘슈(shu)’ 혹은 ‘르(re)’같은 생소한 발음이 많습니다. 저로서는 침례를 받는 사람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요. 침례 탕 주위로 빙 둘러서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음중구(Mzungu, 외국인)가 ‘테세르, 니나쿠바티자 콰 바바 나 브와나 나 로호 음 타카티푸(Teshre, ninakubatiza kwa Baba, Bwana, na Roho mtakatifu. 테세르, 나는 그대에게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침례를 베푸노라.)하며 이름을 부를 때마다 까르르 웃곤 했지요.
침례를 받은 사람들 중에 40명가량은 거의 마마(Mama, 아이가 있는 아주머니들)였는데요. 그러다보니 자기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도 참 많았습니다. 침례를 주기 전, ‘우나 이트와?(Una Itwa? 이름이 어떻게 되요?)’라고 묻는데 전혀 대답을 못하는 것입니다. 결국 마이로와 교회 서기와 평신도 사역자가 와서 ‘웨웨 우나 이트와 메조올리(Wewe una itwa Mejooli. 당신 이름은 메조올리잖아요.’) 하고서야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이를 낳고 ‘누구 댁’ ‘누구 엄마’라고 불릴 뿐 자기의 이름은 잊어버린 채 사는 마마들, 옛 우리 한국 엄마들이나 이곳 아프리카의 마사이 엄마들, 정말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광야에서 살아가는 마사이 부족은 바다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생선을 먹지 않습니다. 바다 속으로 들어가 본 적도 없기 때문에 당연히 물을 굉장히 무서워합니다. 그래서 침례식이 있는 아침이면 물이 무서워 꽁무니를 빼며 집으로 냅다 도망가는 구도자들이 한두 명 씩은 꼭 생기기 마련이지요. 오늘도 자신의 무릎 쯤 밖에 되지 않는 물속에 들어와 벌벌 떠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몸은 굳어지고, 입은 안 떨어지는 사람들이 제 곁에서 달달 떠는 모습에 미안하지만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새해 첫 날을 맞아 많은 영혼들을 주님께 드릴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전도회를 위해 수고해 주신 마이로와 교회 장로님들과 제이콥 살레피(Jacob Salepi) 사역자 그리고 카라오 지역을 후원해 주시는 김성원 성도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내일 안식일에도 로시밍고리(Losimingori) 사역지에서 6명의 마사이 사람들이 침례를 받을 예정입니다.
올해, 오늘과 같이 매일 매일 귀한 영혼들이 주께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만 같아라.
행복한 새해 첫 안식일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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