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교 10살 꼬마의 전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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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스 은주마(Mosses Njuma)는 탄자니아와 케냐 국경 근처의 마사이(Maasai) 마을인 카라오(Karao)에 살고 있는 10살 소년입니다. 4년 전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모세스를 만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나절 학교에 나오는가 싶으면 그 날 오후에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한 이틀 잘 다니는가 싶으면, 그 후 며칠은 또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지요. “모세스, 우나 엔다 와피?”(Moses, unaeada wapi? 모세스, 너 어디 가는 거야?)” 물어보면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총총걸음을 치며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아이. 보다 못한 렌데세(Lendesee) 선생님이 어느 날, 모세스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도시로 돈 벌러 나간 아빠를 대신해 늙은 할머니와 엄마가 모세스와 세 어린 동생들을 돌보고 있었는데요. 첫째인 모세스는 그 집의 가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할머니는 아침마다 학교로 나서는 모세스를 향해 작대기를 휘두르며 소리를 꽥 지르곤 했었지요. “모세스, 우나 엔다 와피? 충가 응옴베!(Moses, unaenda wapi?” Chunga ngom'be! 모세스, 너 어디 가? 소를 쳐야지!) 소라고는 댓 마리도 안 되는 가난한 형편에 무슨 공부냐며 타박하는 할머니 등쌀에 모세스가 그동안 학교에 나오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렌데세 선생님은 학교의 취지를 친절하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비비, 히 슐레 야 사바토 니 부레. 모세스 아나라지마 쿠소마 나 쿠안디카. 무아체 아제 슐레니.”(Bibi, hii shule ya Sabato ni bure. Moses analazima kusoma na kuandika. Mwache aje shuleni. 할머니, 재림교회에서 세운 이 학교는 공짜에요. 모세스가 읽고 쓰는 것쯤은 배워야 하잖아요. 꼭 좀 보내주세요.)
-모세스와 렌데세 선생님
-모세스와 함께
그 날 이후, 모세스는 학교에 다닐 수 있었습니다. 마사이어 밖에 할 줄 모르던 소년이 스와힐리어로 된 교과서를 줄줄 읽고, 영어로 숫자를 세며 구구단을 외고, 자기와 이름이 같은 성경의 모세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할머니와 엄마의 마음도 차차로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비를 내려주고, 가축을 길러주는 유일신, 올퉁가니 레메욜로 엥가이(Oltungani Lemeyolo Engai)에 대한 믿음이 조금씩 자라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마사이 부족의 토속 신앙 가운데 나타나는 유일신과 하늘과 땅을 지으신 성경의 하나님은 닮은 점이 무척 많습니다. 마사이들에게는 오랜 세월동안 한 분 하나님, 세상을 만드신 창조주인 엥가이(Engai)에 대한 믿음이 있어 왔기에 기독교의 하나님이 엥가이(Engai)와 같은 분이라는 사실을 금세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여느 마사이들처럼, 이제껏 큰 나무, 무덤, 그리고 산에 하나님이 계시다고 믿어온, 그래서 귀한 아살리(Asali, 꿀)와 마지와(Maziwa, 우유)를 부어 신앙을 표현해 왔던 할머니와 엄마가 드디어 카라오 마을에 유일하게 세워진, 재림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덩달아 네 자녀들도 함께 교회에 나오게 되었지요. 카라오재림초등학교(Karao Adventist Primary School)에 다니는 154명의 학생들은 저마다 모세스와 같은 ‘가정선교사’가 되어 그들의 가족들을 교회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카라오 학교의 자녀들을 통해 재림기별을 받아들인 카라오의 주민만 따져도 자그마치 80명이 넘습니다.
지난 2008년, 네 칸짜리 작은 교실에서 첫 수업을 열었던 카라오의 재림초등학교는 지난 2013년 교사 사택을 새로 짓고, 올해 두 교실을 더 증축함으로써 공식학교로의 인가를 받을 수 있는 채비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탄자니아와 케냐 국경 근처의 주도로로부터 구불구불 자갈길을 1시간 이상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이 작은 오지 마을에 어린 마사이 소년 소녀들이 재림기별을 전하며,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아름다운 학교를 세워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런 오지 마을의 특성상, 학교를 교회의 자선사업이라고 생각하여 학비를 내지 않는 주민들로 인해 그동안, 학교 운영이 무척 어려웠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여러 돕는 손길들을 통해 기적처럼 학교가 문을 닫지 않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카라오재림초등학교 전경
수년간, 아이들이 다 떨어진 공책만 가지고 공부하는 모습이 늘 의아했습니다. 교과서를 살 돈이 없다보니 오직 교사 한 사람만 교과서를 들고 수업을 했던 것인데요. 그런 열악한 환경을 지켜보며 늘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올해 초, 처음으로 각 학년별, 과목별로 학생 수 만큼 교과서를 구비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서동춘 집사님 부부께서 적금을 깬 돈이라며 저희 손에 놓아 주셨던 귀한 자금으로 각종 교과서와 학용품, 그리고 체육 기구까지(줄넘기, 공 등)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새로 산 교과서를 놓거나, 교사들이 앉아서 수업준비를 할 수 있는 책상조차 없는 말뿐인 빈 교무실에도 몇날 며칠 직접 나무와 각 파이프를 사다가 교사책상과 책장을 만들어 가져다 놓았습니다. 교사들은 수년 만에 처음 생긴 책상에 앉아 저마다 함박웃음을 짓고는, 이제야 학교다워졌다며 고마워했습니다.
- 책상과 책장을 갖춘 교무실의 선생님들
아무리 낡은 정부의 공립학교라도 기본적으로 아이들에게 점심 한 끼를 제공하는 것이 탄자니아 학교의 모습입니다. 카라오 학교는 그동안 재정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오후 3시 수업이 끝나도록 아이들에게 식사를 주지 못했었는데요. 올해 초부터 정경신 집사님의 귀한 도움으로 아이들에게 죽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12시 경, 가져온 컵에 뜨끈한 우지(Uji, 죽) 한 그릇씩을 받아들고 나무 그늘 앞에 모여 앉아 죽을 마십니다. 식탁도 없고, 수저도 없기 때문에 컵 속의 죽을 호호 불어 홀짝 홀짝 마시는 것입니다. 그래도 아이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습니다.
- 점심시간, 죽 한 그릇으로 행복한 아이들
3년이 넘도록 두 교사의 월급을 지원해 주시고, 카라오의 평신도 사역자를 후원해 주고 계시는 김성원 약사님, 그리고 얼마 전부터 카라오 학교의 모니카(Monica)라는 학생을 돕고 있는 한국의 다연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카라오 교실 모습, 다연이의 후원으로 마련한 가방(공책, 신발 등)을 메고 있는 모니카, 사진 왼쪽부터 카라오의 Head Teacher Mr. Kalembu(칼렘부), 사역자 Mr/ Salepi, 그리고 교사 Mr. Lendesee
언덕 위에 오롯이 서 있는 작은 건물들.
언뜻 보기에는 초라해 보이지만 그곳에는 150명이 넘는 어린 꿈나무들과 6명의 교사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며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카라오재림초등학교의 아이들 모두가 무사히 학업을 마치고, 멋진 꿈을 이루는 그 날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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