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교 2016년을 마치며- 손님들과 함께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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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88, 151, 189 그리고 351명
위의 숫자는 지난 2012년 PMM 선교사의 이름으로 탄자니아에 파송된 이래 매년 하나님께서 주신 수침자의 숫자입니다. 첫해는 25명으로 미미하였지만 올해는 17명의 평신도 사역자들의 수고와 헌신, 그리고 이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신 모든 후원자 분들의 도움으로 351명(2016년 한 해, 12월 현재까지)이 침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지난 5년간 800명이 넘는 귀한 영혼을 하늘 가족으로 삼게 해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뿐만 아니라 이 사역이 가능하도록 매달 사역자 생활비를 지원해 주신 정기 후원자 분들, 전도회 및 전도지 지원, 자전거 등 이동수단 지원, 개척지 교회 건축 등 다양한 형태로 도움을 주신 모든 후원자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주, 에쉬케쉬 등 사역지를 모두 돌아본 후, 아루샤 엔지로(Njiro) 교회에서 손님들과 함께 ‘연말 평신도 사역자 모임’을 가졌는데요. 지난 한 해 동안 영혼 구원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사역자들을 격려하고, 함께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한 해 보고를 갖기 위하여 개척지에 흩어져 봉사 중인 사역자들을 아루샤로 초청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간을 위해 한 주간 오지 방문을 함께 다녀오신 북탄자니아연합회 청소년 부장 카시카(Kasika) 목사님과 북동탄자니아합회 교육부장인 마오(Mao)께서 말씀을 준비해 주셨고, 박창우 장로님과 최병기 목사님께서 격려의 말씀을, 박용귀 장로님께서 특창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또한 손님들의 지원으로 한 상 가득 맛있는 점심을 대접해 드릴 수 있었습니다.
특히 모든 프로그램을 마친 후엔 교회 로고가 박힌 멋진 넥타이핀을 선물로 줄 수 있었는데요. 호남합회 서회에 있는 넥타이핀을 최병기 목사님께서 전량 공수해 오신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몇몇 사역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역자들이 넥타이를 맬 줄 몰라 핀을 꼽기 전, 넥타이 매는법부터 가르쳐야 했는데요. 입고 온 셔츠에 핀을 달고 함박웃음을 짓는 사역자들, 한국말 또는 손짓으로 열심히 매는법을 알려주시는 장로님, 그리고 목사님의 모습 속에 다른 피부지만 한 마음으로 양떼를 이끄는 목양자들만의 친근한 우정이 싹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얘들아, 어느덧 3년이 흘렀구나!
일정의 마지막 날, 저희는 늦은 오후 손님들을 모시고 렝기자베(Lengijave)를 찾았습니다. 단 네 명의 교인이 흙먼지 날리는 작고 컴컴한 교회에 앉아 예배드리던 렝기자베였는데 이제는 매 안식일 50~60명의 교인들로 가득 찹니다. 그 중에 영어교실에 참석하는 아이들만 35명입니다. 오늘은 손님을 맞아 렝기자베 빅토리성경영어교실(Victory Bible English Class) 학생들이 발표회를 준비했는데요.
“I have a joy, joy, joy, joy down in my heart"를 부르며 Joy를 ‘쪼이’로 세게 발음하는 아이들의 모습마저 참으로 사랑스러워 보였습니다. 한 명씩 나와 자기 이름을 소개한 후, 입에 버터를 바른 듯 줄줄 기억절을 외우는 모습에 캐나다에서 38년을 사신 박창우 장로님께서 제 귀에 이렇게 속삭이십니다. “영어 하는 게 나보다 낫네.” 그러게요, 장로님. 저보다도 잘하는데요?
이제는 매 안식일, 닭장을 선물로 받은 싱글맘 마마 제니가 찬양을 인도하고, 영어교실 아이들이 헌금 특창을 부르는 생기 넘치는 렝기자베 교회, 가난에 허덕이는 과부가 유난히 많던 이 적적한 마을 렝기자베에 아이들의 찬양과 영어를 따라하는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집니다. 이 일을 위해 개척 초기부터 사역자와 영어교사를 후원해 주신 김성원 약사님, 현장에서 변함없이 수고해준 엘리샤 사역자와 영어교사 만델라, 그리고 매해 크리스마스가 되면 아이들에게 선물을 사주시는 미국의 산타클로스, 김종식 장로님, 마지막으로 데보라(Deborha)와 아나(Anna)를 후원하는 한국의 유림이와 채원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렝기자베 학생이 낭독한 '감사편지' 전문입니다
마지막이 아니길...
12월은 탄자니아에 소우기가 시작되는 달입니다. 사역지를 이동하는 내내 날씨를 주관해 주시고, 끄떡하면 고장 나는 선교차량 역시, 사고 없이 붙들어주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탄자니아 연합회를 방문하신 손님들을 위해 호스트(Host) 자격으로 오지 방문 내내 동행해 주신 연합회 청소년부장 카시카 목사님과 카테쉬 교회의 음바가(Mbaga) 지역장 목사님, 연합회 차량을 운전해 주신 야코보(Yakobo)씨와 하자베 방문을 도와주신 쿄모슐라(Kyomoshula)씨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 여행 내내 함께 했던 일행들(음바가 목사님과 야코보씨 제외)
특별히 일주일간의 여정을 마치는 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마지막 에덴동산, 세렝게티와 세계 최대 분화구 응고롱고로를 방문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네 분의 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동물의 왕국’에서도 보기 힘든 나무 위의 표범(사냥한 사슴까지 나무 위에 걸쳐 놓고 유유히 나무를 오르내리던)과 커다란 바위 위에서 그 넓은 평야를 주시하던 암사자들, 빛나는 황금색의 갈퀴가 멋있었던 수사자까지... 지난 5년을 탄자니아에 살면서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세렝게티에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세렝게티에서
올해 1월 말, 사모님과 함께 탄자니아를 방문해 주시고 이 연말, 두 번째로 찾아주신 박창우 장로님. 에쉬케쉬, 기데루, 하이돔을 지나며 식사가 마땅치 않을 때마다 ‘오늘 아침, 다들 설렁탕은 어때요? 자, 은하 은총아, 계란은 어떻게 먹을래? 반숙 아니면 후라이로 해줄까?’ 주린 배를 원망하는 대신 상상의 밥상으로 초대해 주셔서 저희 모두를 웃게 만드셨던 박창우 장로님. 몬둘리 학교 건축을 위해 치과의사이신 Dr Lin의 자금을 전달해 주시고, 시장에서 봉지 파는 이싸(Issa) 동생의 학비를 위해 큰 도움을 주신 장로님, 앞으로도 늘 건강하시길 기도드릴게요.
광야 교회에서 배고픈 하자베 부족의 땅에서 탄자니아를 떠나는 아침까지 매번 눈시울이 붉어지셨던 박용귀 장로님. 선교사의 마음을 헤아려주시고 함께 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때로는 어떤 말보다도 어깨를 다독이며 함께 울어주는 분들이 계셔 생각지 못했던 힘을 얻곤 합니다. 몬둘리 학교를 위해 기자재를 후원해 주신 충만 사장님, 아버지를 통해 귀한 후원금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리며 오지 선교 여행 내내 아프리카에서 할 수 있는 많은 프로젝트에 대해 말씀하셨던 장로님, 하나님께서 앞으로의 계획에 복 주시길 기도드립니다.
호남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탄자니아 프로젝트’ 동참을 호소해 주시고 성도님들의 마음을 전달해 주신 최병기 목사님. 에쉬케쉬에서 목사님의 집례로 침례를 받은 도망가 지역의 성도 몇 분이 눈물을 훔치자 목사님도 소매 끝으로 눈물을 닦으셨지요. 감동스러웠던 예식, 감사드립니다. 부족 한 명, 한 명이 침례탕에 발을 디딜 때마다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하시던 모습이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지금처럼 하나님 믿고 나가게나.’ 하셨던 목사님 말씀, 가슴에 새기고 늘 하나님을 의지하며 하늘바라기로 살겠습니다.
토론토 성도님들의 많은 사랑과 격려, 선물들을 한 아름 안고 탄자니아를 방문하신 양운종 목사님. 일정 마지막 날, 쇼핑을 위해 들렀던 마사이 마켓에서 웬 기념품을 한가득 사시는 목사님 모습이 좀 의아했었지요. 오신 손님들 가운데 두 분은 중학교 동창이시고, 세 분 모두 연배가 비슷하셔서 좀 심심하지 않으실까(?) 걱정했었지만 설교면 설교, 통역이면 통역, 선교 여행에 꼭 필요한 도움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탄자니아의 밤’을 준비하려 이렇게 기념품을 산다는 목사님의 마지막 말에 마음 한켠이 찡했습니다. 귀국 후에도 탄자니아를 도와주신다니 감사를 드리며 가족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016년 마지막 달, 손님 편에 항아리 정수기와 몬둘리 학교 자금 등을 전달해 주신 캐나다와 한국에 계신 모든 후원자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일일이 인사드리지 못함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사역지에서의 점심 식사를 위해 도움을 주신 김대곤 형제, 손성조 님, 오남교회 Amazing 소그룹, 발랑달랄루의 고아와 과부 및 사역자 200여명에게 점심 식사를 제공해 주신 박미순 집사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모국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이 여전히 가슴을 아프게 하지만 이 먼 아프리카 땅은 모국과 타국에서 보내주시는 따뜻한 사랑과 나눔, 헌신이 낳은 아름다운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이 연말, 하나님의 더함 없는 은혜가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 하시길 바라며 새해에도 선하신 하나님과 귀한 동행의 여정을 이어가시길 기도드립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탄자니아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며 긴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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