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교 사라진 줄 VS 생명의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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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터 오르는 새벽, 여인은 희미한 불빛이 흔들리는 침실 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낡은 줄과 작은 나무 의자 하나. 삐거덕대는 소리에 흠칫 놀라긴 했지만 여인은 이내 마음을 다잡고 단단히 박혀 있는 천장 못에 긴 줄을 매달았습니다. 차가운 줄이 그녀의 목을 흘기듯 감싸자 뺨에선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6년 전, 부족 회의를 다녀온 남편이 집 앞에서 고꾸라지며 마지막 인사도 없이 홀연히 떠나버린 그 날 이후, 그녀의 삶은 나락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다섯 명의 어린 자녀들을돌볼 재간이 없었습니다. 더욱이 시도 때도 없이 온 몸을 떨며 발작을 일으키는 큰 아들 때문에 꼼짝 못하는 나날들이 이어졌습니다. 이 병원, 저 병원을 순례해 가며 안 써본 약이 없었지만 아들의 증세는 나아질 줄을 몰랐고, 일요일이면 용하다는 목사님들을찾아다니며 안수기도도 받아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끔 예배를 드리던 한 교회를 찾았는데 문가에 서 있던 한 교인의 입에서 이런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음토토와코 하웨지 포나 캄웨 콰사바부 킬라 시쿠 우나쿠자 나 미코노 미투푸 후지 나 사다카 왈라 자와디 요요테.” (Mtoto wako hawezi pona kamwe kwasababu kila siku unakuja na mikono mitupu huji na sadaka wala zawadi yoyote. 당신의아들은 결코 낫지 못할 거야. 이렇게 매번 빈손으로 교회에 와서 대체 뭘 바라는 거야?) 그때, 여인은 깨달았습니다. 세상을 살아갈 방도가 없다는 것을... 그녀를 바라보는 눈동자 속에서 어미의 비굴함마저 걷어치우라는 조소를 보았을 때 그녀는 저 심연으로까마득히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둥그렇게 만 밧줄을 목에 거는데 갑자기 거실에서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전화. 그녀는 달려 나가 수화기를 집어 들었습니다. 먼 친척의 단순한 안부전화였습니다. 짧은 통화를 마친 후, 침실로 돌아와 보니 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천장에매달려 있어야 하는 줄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볕 좋은 날이면 이불이며 옷가지를 널던 빨래 줄을 가지러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어느덧 붉은 해가 떠올라 집 뒤, 메루산(Mt. Meru)을 훤히 비추고 있었습니다. 한 남자가 저 밑에서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검은색 가방을 손에 든 남자는 여인을 보자마자 잠시 멈추어달라는 손짓을 하고는 물었습니다. 여인이 잘 아는 이웃집을 찾아가는 모양인데 초행인 것 같았습니다. 잠시 쉬어가라며 물 한잔을 건네자 낯선 행인은 문틈으로 보이는 아들, 스무 살이나 되었건만 아직도 침상에 누워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큰 아들에 대해 물었습니다. 여인은 그저 간단히 대꾸했습니다. 남자는 자신의 전화번호와 두 개의 성경구절을 적어 여인에게 건넸습니다. 그리고는 성경책을 가지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여인은 없지만 그냥 있다고 둘러댔습니다. 낯선 남자와 더 이상 말을 섞을 기분이 아니었습니다. 하던 일을 마쳐야만 했습니다. 빨래 줄이 가녀린 그녀의 손에 들려 있었습니다. 남자는 아들에 대해 기도해 준 후, 성경절을 부디 읽어보라며 신신당부를 하곤 떠났습니다.
다시 홀로 남겨진 아침. 여인은 이상하게도 학교에 간 둘째 아이를 기다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체 그 성경절이 무엇을내게 말하려는지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집에 온 아들에게 이웃집에 가서 성경을 빌려오라 시켰습니다. 까막눈인 그녀는 귀를 쫑긋 세우고 말씀에 온 마음을 집중시켰습니다. “여호와여 나의 영혼이 주를 우러러 보나이다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의지하였사오니 나로 부끄럽지 않게 하시고 나의 원수로 나를 이기어 개가를 부르지 못하게 하소서”(시 25:1-2) 땅엔 더 이상 볼 것도 기대할 것도 없었는데 ‘나를 향하여 하늘을 쳐다보라’ 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 했습니다. “이는 내가 부르짖는 빈민과 도와 줄 자 없는 고아를 건졌음이라”(욥 29:12) 그것은 울부짖는 가난한 세민, 은디요기(Ndiyogi) 가정을 기어코 건져 내시겠다는하나님의 선언과 같았습니다. 하늘의 은혜로운 빛이 기댈 곳을 잃었던,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낡은 줄에 의지해 목숨을 끊으려 했던 마마 은디요기의 마음을 환히 비추었습니다. 때마침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그날 아침, 길을 물었던 행인이자 재림교회의 사역자인 실라스 페트로(Silas Petro)의 전화였습니다. 그는 성경절을 읽었는지 재차 확인한 후, 그녀의 상태를 물었습니다. “살라마?”(Salama? 평안하십니까?)라는 친절한 인사 한마디에 안도의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 후, 매 안식일, 마마 은디요기와 그녀의 자녀들은 음가람토니(Mgaramtoni) 교회에 출석하며 예배를 드렸고, 드디어 얼마 전, 오랜 슬픔과 고통의 늪에서 빠져나와 침례를 받았습니다. 음가람토니 교회는 그녀가 사는 므웬데티(Mwendeti)라는 마을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어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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