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교 나태한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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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가 끝나면 일단 개인 소지품 관리 잘하라고 이야기 해야지. 선교사들이 좀 더 열심히 훈련에 참여해야 할 텐데.’
예배가 끝마칠 무렵 내 머리 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오고 갔다. 이제 온지 일주일도 안 된 훈련목사가 함께 있었지만 아직 적응하는 단계라 내가 선교사들에게 해야 할 이야기들이 몇 가지 있었다. 14기 선교사들도 졸업식 참여를 위해 캠퍼스에 왔기 때문에 꽤 많은 선교사들이 있었다. 마지막 때 일수록 선교사들의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한 남편의 말이 맴돌았다.
예배가 마치고 선교사들에게 광고를하기 위해 앞으로 나가는데 갑자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제니스였다.
며칠 전 배가 아프다고 병원에 갔다 왔던 제니스. 맹장염이 아닐까 모든 검사를 했지만 결과는 모두 정상이었다. 그렇게 조금 괜찮아 지는 가 했는데.
정신을 잃고 쓰러진 그녀와 주변에 어떻게 할지 몰라 웅성거리는 동료 선교사들.
우린 급한 대로 사무실에 있는 간이침대로 제니스를 옮겼다. 물로 얼굴을 닦고 일 분 정도 지나서야 정신이 돌아왔다. 괜찮나 물어보는 우리를 보며 제니스는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저리가. 저리가. 난 죽고 싶지 않아. 악~~”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미 제니스는 제 정신이 아니었다. 그녀는 발버둥 치며 계속 소리쳤다. “저기 누군가 있어요. 날 죽이러 와요.” 여러 명의 선교사들이 그녀를 붙잡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발버둥 쳤다. 훈련 목사도 나도 순간 이것은 평범한 일이 아니란 것을 알았다. 나는 급하게 교실에 있는 16기 선교사들과 다른 교실에 모여 있는 14기 선교사들에게 기도를 요청했다. 분명 사단이 우리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선교사들. 지금 제니스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간절한 기도가 필요합니다.”
나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르게 매우 떨리고 있었다. 나의 목소리와 눈빛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눈치 챈 선교사들은 모두 무릎을 꿇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다시 제니스에게로 돌아갔다. 벌써 한번 귀신 들린 아이를 본 적이 있어서 인지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담담했다. 14기 선교사들을 불러 함께 기도드리며 제니스에게 이야기 했다.
“제니스. 모두가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어. 걱정하지 마.”
“저기 그 사람이 오고 있어요. 난 죽고 싶지 않아요.”
“제니스. 그 사람 보다 더 크신 분이 우리 곁에 계셔. 네 곁에는 더 강한 천사들이 있어.”
눈을 부릅뜨고 소리 지르는 제니스.
그런 제니스의 얼굴을 보고 너무 놀란 여 선교사 한명이 소리를 지르며 쓰러졌다.
그랬다. 제니스의 얼굴은 평온하던 선교사 제니스의 얼굴이 아니었다. 그녀의 얼굴은 크게 일그러져 있었고 그녀와 눈을 마주치기 두려울 정도로 무서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녀 안에 귀신이 들렸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탄이 그녀를 흔들고 있었다. 선교사들을 흔들고 있었다.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그녀를 붙잡아 달라고 기도했다. 갑자기 오른 열이 내리지 않아 우리는 제니스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캄캄한 밤, 발버둥 치는 제니스와 그를 붙잡는 4명의 선교사들이 전기 릭샤(인도의 오픈형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출발했다. 리차드 선교사와 나는 오토바이를 타고 제니스를 따라갔다. 집 앞에 나와 있는 사람들도, 시장 근처에서 장을 보는 사람들도 모두가 평온해 보였다. 그 평범한 모습들 사이로 제니스와 우리가 달려가고 있었다. 가는 내내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몸부림을 쳤다가 반복하는 제니스와 그녀를 위해 기도하는 우리들.
제니스는 병원에 도착한 후에도 한 동안 소리를 지르고 몸부림을 쳤고 선교사들은 그녀를 부둥켜 잡고 기도하며 울었다.
그녀의 마음이 회복되기를, 그녀가 자신 곁을 지키기 위해 서 있는 많은 천사들을 볼 수 있기를. 그날 밤, 우린 늦게 까지 그녀를 위해 무릎을 꿇었다. 이 시험이 왜 우리에게 온 것일까? 제니스는 선교사 훈련을 계속 받을 수 있을까?
밤늦게 집으로 돌아온 제니스. 아침 늦게 잠이 깬 제니스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제니스에게 전날 밤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제니스는 몸이 아파하면서도 지금까지 훈련을 잘 받고 있다.
난 그때 일어났던 일이, 선교사들과 내게 일어났던 그 일이 제니스의 개인적인 일이 아닌 우리를 위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평화로 왔던 그래서 너무 미지근했던 선교사 훈련원에 허락하셨던 그 사건.
어쩌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특별히 허락하신 사건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뜨겁게 기도하라고. 지금처럼 뜨뜻미지근하면 절대 안 된다고.
지금도 영적인 싸움은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제발 영적인 눈을 뜨라고. 지금 무릎 꿇으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그분의 음성이었을 지도 모른다.
며칠 전 제니스의 고백이 내 귀에 맴돈다.
“저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저는 끝까지 선교사가 될 거예요.”
선교사의 삶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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