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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호 시인의 "자" 를 음미하며 이로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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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나는 마음속에 자를 하나 넣고 다녔네.
- 그것은 인식이라는 자아의 눈에 남이 나타 날 때부터 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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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만나면 돌을 재고 나무를 만나면 나무를 재고
사람을 만나면 사람을 재었네.
- 시각에 초점이 맞춰지기 무섭게 무엇이든 셔터를 눌렀다는 말이네.
 

물 위에 비치는 구름을 보며 하늘의 높이까지 잴 수 있을 것 같았네.
- 세상 만물이 안하에 있어 감히 하늘을 내 틀에 끌어넣으려 한 거였네.
 

나는 내가 지닌 자가 제일 정확한 자라고 생각 했네.
- 다른 것을 돌아볼 만한 여유와 포용이 태부족했다는 뜻이네.
 

내가 잰 것이 넘거나 처지는 것을 보면 마음에 못마땅하게 여겼네.
그렇게 인생을 확실하게 살아야한다고 몇 번이나 속으로 다짐을 했네.
- 자부심을 넘는 고정관념이 나라는 하나의 제단을 구축한 거라네.
 

가끔 나를 재는 사람을 볼 때마다 무관심한 체하려고 애썼네.
- 배타적인 정신세계의 대표적인 발현이 자연스레 고개 든 거네.
 

간혹 귀에 거슬리는 얘기를 듣게 되면
틀림없이 눈금이 잘못 된 자일 거라고 내 뱉었네.
- 객관적인 입장의 형평성을 자주 상기하지 못한 부덕의 탄로였네.
 

그러면서 한 번도 내 자로 나를 잰 적이 없음을 깨닫고
스스로 부끄러워졌네.
- 타인의 소리에 의한 나만의 껍질이 깨지는 경험을 했다는 솔직한 고백이라네.
 

아직도 녹슨 자를 하나 갖고 있지만 아무것도 재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네.
- 주변 소리 들어보면 자신의 편협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되기에 그렇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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