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하루하루 / 윤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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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 윤 정 숙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오늘은 하루를 뛰었을까?
덧을 피해 가는 사슴처럼
놀란 토끼처럼
나는 뛰었지, 매일 매일을
끝이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의 길을
세상만을 탓하고 살아온
나에게도
아파트 문을 들어서는 순간
찬송이 입가에 흘러, 피곤이 날아가 버렸다
침대 하나 하나
돌아가면서,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을
떠먹이는 메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안 먹어!’
그 소리 못 들은 체
조잘조잘, 익살을 부리노라면
떠받친 밥숟갈을 끌어가는
그 순간, 나는
갑자기 개선장군이 되어 환호소리에 묻힌다
오늘의 사연을 조잘대고 싶어도
들어 줄, 그이는 없지만
나 홀로 개선장군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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