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실락원 / 오지연
페이지 정보
글씨크기
본문
실낙원 / 오지연
나는 무슨 일을
아니 어떤 짓을 저지르곤
이리 무너져 앉았는가
천 길 낭떠러지 곤두박질
하염없이 두렵기만한
냉혹한 굴레의 숙명
이는 나의 자초함
유혹자를 원망할 수도 없다
이미 죄의 소원은 내 속에 있었으니.
한 때
나는 부녀처럼 노래했던가
질투에 뒤집힌 눈에는 눈을 감고
유혹에는 어처구니없는 손을 내어밀고
침범당한 수모에 아파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걸?
나는
이 행운이 영원하리라 지레 안심한 나는
참으로 어리석었어.
자신에 도취될 건더기는 하나도 없고
단지 전능자의 호의로 내 것이었던 것을
이처럼, 하룻밤의 꿈처럼
흘러 보내게 될 줄이야
실낙원의 후예여!
그대의 상념 속에
문득, 비치는
유혹자의 그림자를
분별하라!
아니라면 순결의 색바램과 동시에
헐벗은 것은 그대일지니
- 이전글{건강 토막상식} ♡♥ 뇌를 젊게 살자 ♥♡ 09.09.13
- 다음글{시} 선인장 / 오근석 09.09.1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