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선인장 / 오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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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 오근석
혼자
황야에 우뚝 선
해묵은 침묵이
가시 되어 뻗었다
비바람 벗 삼아
가지 마오 만류하나
스쳐 지나는 나그네
뒷자락만 허전하다
억겁의 외로움과
연을 맺더니
쌍둥이를 해산했다
고고히 서기 지치어
헤질 수 없는 분신
주시니
죽도록 붙어서 살리
하나는 끌어안고
또 하나는 등에 업고
가지를 쳤다
이젠 세 식구
밤엔
두툼한 검정 옷 들쳐 입고
낮엔
염천의 햇볕 끌어당겨
질기디 질긴
녹색 생명
주고받으며
광야의 파수군 되리
한미작가 공선 에피포도예술문학상 시 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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