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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갈대에게 띄우는 글 / 문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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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림문학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9.09.13 02:45 조회수 6,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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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대에게 띄우는 글  /   문금숙

                                                    

  희끝희끝 빛바랜 갈대의 머릿결 위로

조용히 다가온 노을

쉬어 가려는 듯 내려앉는데

저야 내일이면 또다시 지나가는 길에 들리겠지만

강물은 제 갈길 가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걸

갈대는 벌써 알아도

돌돌 말은 그리움

방치돌에 얹혀놓고 다듬이질 쉬지 않다가

허리께까지 굽어 거칠어진 몸되어

보는 이 섧게 하네

그야 날마다 기다리고 기다리겠지만

세월이 흘러 마음에도 외로움이 쌓이고 쌓이면

속내 속속 지치고 지치리니

진즉 마음 고쳐먹고 돌아서서, 제 왔던 길로

할 수만 있다면 서둘러 돌아가라고

서걱거리는 바람결로 일러주듯 얼러주네


 

               한국시 신인상 등단. 재미시인협회 회장 역임

              시집 : ‘추억이 서성이는 마을’. ‘나의 바퀴도 흔들렸다’. ‘황홀한 관계 속에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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