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머니 / 김광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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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 김광오
향기로운 꽃 지천에 만발하고
새들도 어울려 합창하는
푸르른 동산에 산다해도
어머니 숨소리 들리지 않는 곳은
외로움만이 감돕니다.
저녁놀 곱고
돛단배 나르는 물결들 평화스러워도
문밖 발자국 소리에 귀 기울이는
어머님의 따뜻한 품이 없는 곳은
황량한 들판일 뿐입니다.
풀벌레 우는소리 구슬픈 가을밤
갈밭의 서걱거리는 바람소리 들으며
사는 것들이 도무지 처량하게 느껴질 때
사려 깊은 어머니의 눈빛만 볼 수 있어도
내일, 희망이 솟구치는 태양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삭풍이 마른가지에 몰아치고
떨고 있는 촛불 거세게 흔들지라도
온돌 위에 데워 놓은 이부자리만 보아도
어머님의 품인 듯 편한 꿈꾸며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생애를 걸머진 어머님, 문안하려해도
이제는 안 계신 것을.
1999년 ‘Famous Poets Society’가 주관한 영시(英詩) 응모에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Eli Eli lama sabachthani"가 당선되어 미국 시단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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