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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옛길 / 권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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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림문학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9.09.13 02:03 조회수 6,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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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길 /  권경모 

 

저녁이 되면

나는 그 길을 따라

아내를 마중하러 나갔었지

철둑길 건너

꼬불꼬불 논두렁 길


아내의 지친 발걸음

‘업어줄까’

‘아니’

소리없는 아내의 대답

그래도 손이라도 잡고 걸을 것을


우리는 그 길 위에서 말 한마디 없이

많은 대화를 나누었지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내가 무어라 대답할지

서로 잘 아는 마음의 대화


해가 지면 그 길은

우리 둘만의 길

비록 길 아닌 길이었지만

마음을 통하기에는

넓디넓은 행길


한 세대 또 한 세대가 지난 지금도

그 길이 아직 남아 있다면

우리의 말을 대신해 주던

개구리소리 개굴개굴

들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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