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옛길 / 권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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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길 / 권경모
저녁이 되면
나는 그 길을 따라
아내를 마중하러 나갔었지
철둑길 건너
꼬불꼬불 논두렁 길
아내의 지친 발걸음
‘업어줄까’
‘아니’
소리없는 아내의 대답
그래도 손이라도 잡고 걸을 것을
우리는 그 길 위에서 말 한마디 없이
많은 대화를 나누었지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내가 무어라 대답할지
서로 잘 아는 마음의 대화
해가 지면 그 길은
우리 둘만의 길
비록 길 아닌 길이었지만
마음을 통하기에는
넓디넓은 행길
한 세대 또 한 세대가 지난 지금도
그 길이 아직 남아 있다면
우리의 말을 대신해 주던
개구리소리 개굴개굴
들어볼 수 있을까
워싱턴문인협회 주최 이순신 탄신기념 현상모집 시 부문 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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