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림자 / 장소운
페이지 정보
글씨크기
본문
그림자 / 장소운
아침 해 뜰 때
잔디밭에 섰다
내 그림자가 기-ㄹ게 뻗었다
나보다 키 큰 사람을 부러워하는 내게는
순간적으로 위안을 준다
정오에 거기에 다시 섰다
내 그림자는 겨우 두 발 주위에 머물렀다
해질 무렵 다시 그곳에 섰다
내 그림자는 아침에 보았던 반대편에
또 한 번 기-ㄹ게 뻗었다
‘여호와는 네 우편에서 너의 그림자가 되신다’는
성구를 떠올린다
그림자는 본체를 비취는 햇빛의 산물
빛의 반사가 없으면
그림자는 생기지 않으리
주님이 나의 그림자 된다면
나는 그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존재
빛이 나를 비췰 때만
나의 그림자도 선명히 생긴다
오늘도 빛으로 생겨나는 그림자의 조화를 보며
내가 주 안에
주가 내 안에 계심을 확인한다
- 이전글{시} 아내의 손 / 주진석 09.09.19
- 다음글[시} 내게 시는 / 이춘혜 09.09.1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