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내게 시는 / 이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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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시는 / 이춘혜
내 마음 끝 간 데를 몰라
시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더듬어 보는 언어들.
메말랐던 내 가슴 저 깊은 계곡
시냇가에
훤칠하고 당당한 나무 한 그루 심어
시의 꽃망울을 터트려
향내를 풍겨야겠네
허공에 눈발 희끗희끗 날려
눈발 흩날리듯이
일시에 꽃잎들 만발하여
향기를 발할 수 있다면
세상 얼룩을 닦아 내는 시어를
바람에 나부끼는 꽃잎들처럼
온 누리의 가슴마다 날게 할 수 있다면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어
날이면 날마다 꿈처럼 시를 엮던 시절.
말 틈 하나로
가장 그윽한 얘기
속 깊은 정을 나눌 수 있는 시.
나는 시가 있어 오늘을 기쁘게 산다.
나무 오래 두어 푸른 숲이듯
시만 생각하고 즐기며 살 수 있다면.
‘한맥문학’ 신인상 시 등단. 제 14회 월간 한맥 문학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소시집: 거목. 시집: 시애틀의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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