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 법정 주변 / 김명호
페이지 정보
본문
주님의 눈길은 사랑으로 불타고
먼 새벽 닭 울음소리
그 눈빛 불꽃에 기름을 붓는다.
터지는 눈물은
샘처럼 솟아나고
격렬한 오열은
신음소리로 앓는데
어찌 그 법정 뜰에서 서성일 수 있겠는가
은 삼십에 주님은
사형으로 정죄되어도
이방인 통치자의 눈에는
의인의 얼굴 모습 불꽃처럼 비친다.
황금 관 보다 더한 무게로
이마에 피 흘리는 가시관
모진 채찍 등 찢어
피는 온 몸을 적시고
죽음 보다 짙은 사랑이
빨갛게 쏟아진다.
던져버린 배반의 값이
회귀점을 지난 걸음 돌이킬 수 없고
싸늘한 배반의 무게로
피밭에 쌓이고
이젠 우리 주님은
마지막 고비를 향해
피 발자국 찍으면서
그 불법의 법정 문을 나선다.
피땀 흘린 겟세마네
그 땅바닥엔
닭소리에 뛰어나온
베드로의 통곡이 울리고.
서울문학 신인상 시 등단. 미주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입상
시집 : ‘들풀’. 묵도의 여행. ‘약속 외는 아무것도’ 외
- 이전글{그 때 그런 일이} 간호과장의 눈물 / 박혁석(전 영부인 주치의) 09.10.02
- 다음글실란트라 찬양 09.10.0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