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회복 / 문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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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 문금숙
너무 멀리 떠나와
더듬어보는 길 위로
발자국 쫓는 기억 희미해졌어도
다시 마음이 따스해질 말구유고향이 그립다
풀이 자라나 길목이 덮여진 산골짜기 길
가시넝쿨에 살 찢기며 골고다를 지나
구원의 약속도 저버린 채 사막에서 방황할 때
지친 새벽의 잠 속에서 만나는 예명
뻗어나는 새벽빛의 힘줄들이 보인다
대지 위로 밀어올린 겨자나무 가지위에
매달린 따뜻한 햇살 가득히 퍼질 때
알알이 맺힌 씨앗들의 꿈이 설렌다
지난날들 속에 고여 있는 웅어리들
피멍이든 겨울날의 생채기들
썰물로 온전히 씻어내지 못하고
맺히던 눈물 아직 흥건히 젖어 있어도
이쯤, 되돌아서서
확고한 미래의 소망과 믿음을 걸머쥐고
첫사랑 꽃피던 작은 마을 베들레헴으로
달려가 보자
탄탄하게 여물던 알곡으로
출렁거려 보자
마른 가슴에
큰 비로 흠뻑 적시어보자
갈보리 언덕위에 계신이여, 당신은
또 한 번 의로움 다지려는 겨자씨의 꿈 회복시켜 줄 수 있나이까?
한국시 신인상 등단. 재미시인협회 회장 역임
시집 : ‘추억이 서성이는 마을’. ‘나의 바퀴도 흔들렸다’. ‘황홀한 관계 속에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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