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갈까?
페이지 정보
글씨크기
본문
갈까?
이젠,
얼마나 머물렀다고,
그만하면 짧지는 않지.
어린 때에도 성가시면 가고픔이 배고픔이었지.
사람들 비웃는 건 괜찮은데
네게 무슨 사상이나 철학이 있냐.
돌아 볼거리라도 있냐?
내가 나를 비웃는 것이
똥물에 떨어진 국화향기 같아서.
노을은 새벽에나 저녁에 같은 색으로 깃들고
고요가 잠드니
생각도 천박하게 시끄러운데
지긋이 다물었던 입술마저
방싯 웃던 아가의 입술이
흰 수염 낯선 늙은이 손짓에
불볕으로 찌그러지는 수박껍질 처럼.....
갈까?
안 그래도 가고 있는 중
이젠,
이젠,
이제는.
11-3-09 깊은 밤
한돌
<이래서 쓴 시>
가지 않고 머무는 사람 없더라.
죽어서도 머무는 사람 없더라.
누구와 정이 들수록 옛날도 슬프게 가버리더라.
그래,
사는 게 가는 거다.
그것이 시간의 신진대사더라.
갈까?
새삼스럽게 물음표는 왜 또.
가려해서 가는 것 아니고
아니 가려 해서 안 가는 것 아닌데
이젠...........
- 이전글석양의 실루엣 09.11.05
- 다음글미주한국문협 11월 수필토방 안내 09.11.0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