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을수록 / 송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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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래 여러 번 읽고 읽어도
그저 그러려니 했을 뿐
고백하건대, 제대로 한번 뜻을 짚어내지 못했습니다
오랜 세월, 다 삭은 종이, 탈색된 잉크로 남은
그러나 당신이 피방울 흘리며 써 보내주신
누구는 연애 편지 같은 사랑 이야기라고 하고
때로는 이런 저런 관계의 계약서라고도 하고
또 누구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주는 위로문 이라고도 하는
똑똑한 사람들은 이렇게 나누고 저렇게 엮어서 해석하기도 하고
아, 진실로 죄송합니다, 때로는 목적을 위해서 이용하기도 한
그래도 간절한 마음으로
잠자코 내 앞에 펴 주시는
당신의 편지
오늘은 저를 하염없이 울리십니다
가만히 제 속에 흘러들어 덕지덕지 낀 마음의 때를 씻어 주시며
그리고 등을 다독여 다시 사람답게 살라고 하시는
오래 떠나와 있는 저를 찾아
먼 길 걸어서 오신 먼지 발 속의 아버지
속수무책으로 저를 흐느끼게 하십니다.
당신의 편지는
‘시문학’ 등단. 재미시인상. 한국국제펜 미주시부문 상. 한국문인협회 및 국제펜클럽 회원. 한국시인협
및 한국현대시인협 회원. 재미시인협회장 및 이사장 역임. 시집: 움직이는 숲, 이름없는 이름들에게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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