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구원의 잔 / 김 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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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잔 / 김 명호
주님,
구원의 잔이라니요?
그 동산에서 주님은
이 잔 때문에
그렇게 고통스러웠습니다.
창백한 얼굴
그 굳은 이마에는 피땀이 흐르고
홀로 당하는 그 고뇌는
아는 이 없었지요.
힘이 되라 데려놓은
그 친근한 세 제자들
피곤한 눈은 무엇 때문이었나요?
주님은
태초로부터 끝 날까지
그 수많은 생령들의 그 죽음을
홀로 짊어지고
그렇게 피땀이 나도록 고뇌하는데.
잠들어 때를 잊은 잠꼬대로
칼을 휘두르는 미련만 남았네요.
오늘 이렇게
생명의 떡과
구원의 잔을 받으면서
겟세마네
그 피땀 흘린 동산으로
갈보리 살 찢은 그 언덕으로
내 영원한 생명 찾아
피 흘린 그 손을 잡고
진실한 걸음으로 여행을 합니다.
주신 구원의 잔을 높이 들고
그 고귀한 피의 영원한 생명을
증거하면서.
서울문학 신인상 시 등단. 미주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입상
시집 : ‘들풀’. 묵도의 여행. ‘약속 외는 아무것도’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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