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대보름 / 오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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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 / 오지연
아! 오늘은 대보름
문득 한 모습을 그린다.
온통 지붕으로 덮인 도시의 하늘에서
휘영청 밝은 얼굴을 찾는다.
아무리 우러러도 오직 인공의 불빛들 뿐
천년 세월 찾아오던 빛을 영영 잃었다.
아! 몰려오는 고독
이 밤도 대책 없이 보낸다면
내일 나는 누구의 길을 갈 것인가.
아! 오늘은 대보름
문득 한 시선을 향한다.
온통 시멘트로 복개된 도시의 하천에서
태백을 유혹했던 눈짓을 찾는다.
아무리 둘러봐도 오직 냉정한 시선들 뿐
천년 세월 떠오르던 시심을 영영 잃었다.
아! 오늘은 대보름
문득 한 품속을 그린다.
온통 철문으로 굳게 잠긴 도시의 거리에서
나를 반겨줄 가슴을 찾는다.
아무리 애원해도 오직 냉담한 등 돌림 뿐
천년 세월 전해오던 사명을 영영 잃었다.
아! 몰려오는 절망,
이 밤도 대책 없이 잠든다면
내일 나는 누구의 희망이 되어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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