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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소년도 아닌 내가
가을이 오면 가슴 앓이를 한다
산들 바람에 가슴이 아리고
지는 낙엽에 가슴 아파한다.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 벌판도 없고
빨간 고추 잠자리 눈에 띄지 않아도
가을은 역시 가을
가을은 눈으로 느끼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것.
왜 아직도 가슴 앓이를 할까
아직도 못 다한 사랑이 남았는가
아니면 가을에 얽힌 진한 미련이라도 남았는가
이것도 저것도 아닌데
가슴이 애리고 시리다.
텅빈 들녘을 싸대어 볼까
낙엽을 그러모아 태워 볼까
풍덩 물빛 하늘에 빠져나 볼까
그래도 가슴은 아리고 시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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