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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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설
해묵어
옥수 되어 떠나신 님
흘러흘러 바다 가셨나
기천년
눈물 떨군 자국
겨우 몇 방울이시더니
그깟 아무 이문
바다에는 없을 터
살갗 훑어 녹아보낸들
후회만이었을 것을
그뒤
벼락처럼 허물어지시더니
너도 나도 떨쳐나가
바닷물 불키시고
일 저질으셨다
아무렴
버티고 또 버티어
준령에 우뚝 서시라
와해의 두려움이
서릿바람으로 불어도
하이얀 머리채
단정히 빗어 올리시고
옹골찬 매무새
헝클어짐 없이
의연히 서 계시길
저희 눈물어린
예찬 되시길
오래오래
아, 오래오래
그러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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