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못할 Willie 씨
페이지 정보
본문
43년 전 PAN AM 미국 비행기를 타고 미국오던 날 이야기다, 생전 처음 타는 비행기와 미지의 세계로 더구나 혼자 가는 불안감 때문에 밤새 잠을 설치고 일찍 일어나 밥도 먹지 않은 채 일찌감치 서울위생병원에서 떠났다. 그날따라 어떤 나라 수상(독일 수상으로 생각된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날이라, 길이 막혀서 돌아 돌아서 가느라 비행기를 놓쳐버릴번 했는데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 계신 고마운 삼촌이 김포공항에서 근무하시던 때라 배려하여 비행기가 기다려 주었고, 삼촌이 나의 짐을 들고 내손을 붙잡고 비행기 들어가는 입구까지 함께 뛰어주었다, 멋 내느라 하이힐 구두, 짧은 스커트 차림인데 급히 뛰는 바람에 나는 땅 바닥에 넘어져서 배웅하는 만인이 보는 앞에서 망신을 톡톡히 당하고 땅에서 일어서면서 보니 무릎에서는 피가 났다. 뒤 돌아보거나 손 한번 흔들 경황없이 비행기에 올라탔다. 이렇게 허둥지둥 극적으로 맨 마지막으로 내가 들어서자 문이 닫히고 곧 비행기는 이륙준비에 들어갔다.<?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몸도 정신도 만신창이 되어 비행기에 들어서면서 부터 느낀 이질감, 거의 모두 백인들인것 같았다.
그런데다 기내 음식이 왜 그렇게도 냄새 부터 고약하고 구역질이 나는지,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기가 죽어온 긴 시간후에 하와이 호롤루루 비행장에 도착하여 내렸다. 첫 번째로
달려간 곳은 선물가계였다 혹시나 오렌지가 있나하고 둘러보았으나 없었다.
가계에서 나오면서 경비원 차림의 키가크고 얼굴이 투박하게 생기고 건장한 사모아인과 부딛쳤다. 나와 피부색갈이 비슷하고 친절한 미소를 띤 모습에 안도감을 느끼며 용기를 내어 못하는 영어지만 I want to buy Orange 라고 했다.
나는 한국에서부터 미국가면 맛있는 오렌지를 실컷 먹으리라 생각했기에 비행기 안에서도 내내 오렌지 하나만 먹으면 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하와이 도착만 하면 널려있는 것이 온통 오렌지이겠지 했는데, 그의 대답은 절망이었다, 그걸 사려면 차를 타고 시내에 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니 Supper market 을 말한 것 같다.
내가 가진 돈은 모두 100불, 그러나 나는 거기서 포기할 수 없었다. 택시를 타면 얼마가 들지도 계산은 나중이고 오로지 나는 택시를 타고라도 오렌지를 사러 가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차 있었다.
택시를 어떻게 타느냐고 하니 눈이 둥그레져서 너 연결하는 비행기 타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느냐고 한다. 두 시간이라고 하니 고개를 기우뚱 하더니 택시가 밖에 길가에 있을 거라고 한다. 내 이민 보따리가 큰 가방 하나였다, 그는 내 가방을 맡아 보관하겠다고 하여 건네주고, 나중에 짐을 찾으려면 그의 이름을 알아야 겠기에 물으니 Willie 라고 한다.
택시를 무조건 탔다, 어디를 가느냐고 하여 Orange 사러간다 하니 그곳은 멀어서
안된다고 하였다. 아 내가 굶어서 죽겠구나!. 그런데 기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와이키키 비치, 그곳에 구경 오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터이니 오렌지가 분명 있겠다!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유명한 비치도 구경하면서 꿩 먹고 알 먹는 격이다. 그리하여 도착한 와이키키 비치는 너무나도 뜻밖으로 사람이 하나 없고, 완전히 세상과 격리된 곳인 듯 진 푸른 잉크 빛을 띤 바다물이 야자수와 어울려 평화스러움으로 나를 사로잡았다, 내 배고픈 생각은 온데간데없이 그 아름다운 신비스러움에 한순간 취해버렸다. 그러나 내가 찾던 오랜지는 없었고 돌아오는 택시에 몸을 기대고 눈을 스스르 감으며 이제는 기진맥진 하여 잠이 들었는데 깨우는 소리에 깨 보니 다시 비행장 이었다
다시 배고픔과 현기증을 느끼며 식은땀이 났다. 내려서 비실대는 걸음으로 내 짐을 찾으려 갔다. 아직도 그 Willie가 거기 서 있고 내 짐을 꺼내 주었다. 그리고 내게 종이 봉지 하나를 내 밀었다. 여기들어 있는것은 비행기안에 가지고 들어갈수 없으니 여기서 비행기 타기전에 먹으라고 한다.
그 안을 보니 내가 그렇게도 찾던 오렌지! 오렌지 두 알과 다른 알 수 없는 과일 하나가 들어있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아마 내가 오랜지를 구하지 못할것을 알고 어디서 얻어 놓았었는지 자기 먹을 점심을 주었는지 모른다, 그때는 물어볼 기운도 없었고 영어가 짧아서 용기도 없었다. 내가 택시비 내느라 거스름돈이 있어 주니 손을 내 저으며 그냥가라 한다. 너무나 감사하여 Thank you, Thank you 하며 시간을 보니 비행기 출발 시간이 20 분 남았다. 사람들은 다 check in 했는지 보이지 않지만 꼭 비행기 타기 전에 먹으라고 하며 가지고 들어갈수없다는 말을 반복하며 “Do you understand?” 하며 확인을 한다. 서서 오렌지 하나를 어떻게 깠는지 모르게 입에 넣고 씹으니 아! 이렇게 맛있는 것 세상에서 처음 먹어 보는 것 같다, 그리고 눈이 밝아져 왔다.
내 혈당이 쓰러질 정도로 낮아졌다가 다시 올라온 것 같다, Willie, 참으로 고마워요,
고마움이 내 뼛속으로 스며들며 전율을 느끼도록 그 사모아인이 고마웠다.
이름 모를 다른 과일은 무엇인지 몰라서 큰 가방에 넣고, 그러나 하나 남은 오렌지는 먹을 시간도 없고, Willie 말이 틀릴 수도 있으니 내 손가방 깊숙이 보이지 않게 넣어야지! 그 냄새나고 비위에 틀리는 미국 기내 음식이 나오면 나는 이걸 먹으리라 생각 하고 손가방 깊숙이 넣으며 안도의 한숨과 동시에 입가에는 미소를 띠며 나는 살았다 생각했다.
내가 큰 가방을 Check In 에 내 놓자 굴러 들어가는 벨트를 타고 잘 들어갔다.
‘그러면 그렇지 내 손가방 깊숙이 있는 이 오렌지는 더더구나 내가 들고 들어가는 것인데 안전하겠지’생각 하는 순간 내 가방을 달라고 한다.
내 가방을 열고는 미리 정보라도 얻은 듯 그 오렌지를 족집게처럼 꺼내는 것이 아닌가! 다리에 힘이 풀어지며 털 석 주저안고 싶어지는데 짧은 영어로 내가 여기서 먹고 갈 시간을 달라고 하니 들은 둥 마는 둥 늦었으니 빨리 들어가라고 내 등을 민다. 그때는 미국 입국 절차를 어떻게 받았는지 하나도 기억에 없고, 참으로 내 전 재산을 몰수당하는 듯 오렌지를 빼앗긴 슬픈 사연으로 미국입국 절차가 끝났고 비행기에 다시올랐다.
서서 먹은 그 오랜지 하나 덕분으로 기운을 차리고 미국 로스앤잴스 까지 무사히 왔다. 나중에 내 짐을 풀면서 발견한 나머지 하나의 과일, 그 이름 모를 두리 뭉실 시퍼러둥둥 한 이상한 과일이 내 가방에서 굴러 나왔을때 참으로 고마웠던 Willie 얼굴이 떠올랐다. 낫선 땅에서 맛본 그 따뜻한 정이 너무나도 고마워서 눈물이 왈칵 나왔다. 칼을 얻어 잘라보니 큰 씨가 가운데 있고 노란 살점이 있는 것이 제법 먹음직 하여 먹어보니 감처럼 달달한 맛이 겉 보기와는 달리 내 구미에 맞았다. 옆에있는 방 친구가 멩고라고 알려주었다.
엽서를 사서, 고마웠던 Willie에게 참으로 고마웠다며
눈물 한 방울과 함께 보낸 그 엽서는 답이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모르긴 하지만 호롤루루 공항 가드: Willie 로 썼으니 들어갔을까? 그 인정 많은 그 Willie를 잊을 수 없다.
그는 어쩌면 나에게는 Thanks giving 때 마다 기억하는 인디언 인것 같다. 지금도 오렌지와 멩고만 보면 떠 오르는 그 사모아인 Willie의 얼굴, 나는 추수감사절 마다 털키 대신 오랜지와 맹고를 먹어야 될것같다. 세리토스교회 이영자
- 이전글{시} 밤중 소리(1) / 오휘 09.11.22
- 다음글{초대수필} 풍경소리 / 정목일 09.11.1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