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고난에 앞서서 / 김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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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죽어버린
그 엄청난 사건 앞에서
그 생명을 보고도
죽이면 죽을 것이라고
음모를 꾸미는 미련한 인생들
조용히 물러가 머문 것은
다만
큰 그 일을 이루기 위하여
기다릴 뿐
두려움 때문이 아니다.
지금
허위단심 이렇게
여리고로 가는 것은
그 고난에 앞서서
해야 할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죽은 자를 살리는 생명이
장님을 보게 하는 그 빛이
잠시 어두움에
내어 맡겨지지만
부활로 일어설 때
그 생명이 온 세상을
향훈으로 채울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고난의 의미를
똑 바로 바라보라
지위와 명예와
그를 위한 다툼이
스밀 틈이 있으랴.
서울문학 신인상 시 등단. 미주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입상
시집 : ‘들풀’. 묵도의 여행. ‘약속 외는 아무것도’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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