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 소리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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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관록에 걸맞지 않는
불안의
검은 안개와 구름이
시야를 흐리는 것은
수련의 미완 탓인가
대지 전면을 휘감으며
걸음발 쿵쿵 쿵쿵
보무도 유유히
밀어닥치는 시공의 밀물
내둘러 손사랫짓
해도, 해도
가까와오는 소리없는 소리
우린 왜 그걸
의당
암영으로만 보는가
반갑소
양손 벌려 환영
와락 안아 주진 못한다 하자
근접해오는 발자국소리가
가공스런 대 불청객이오
품어 안기엔 너무 벅차서인가
그래서는 아니 되지
평생 이를 위해
준비한다 하지 않았소
암, 그래서는 안 되지
그를 반겨 맞게나, 내 영혼아
손잡음이 은근해도 좋다
화사한 미소이면 더욱 좋지
아니반가운 손보다
더 넓은 가슴으로
더 어른스러움으로
그 앞에 서야잖은가
아들의 몸부림 앞에
믿음 주시라던
아비의 탄원이
이젠
이 영혼의 신음 되어
하늘로 올리운다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믿음 주옵소서
비나이다
생명의 시여자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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