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석류 / 이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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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 / 이춘혜
푸른 하늘을 동경하며
푸른 꿈을 키우던 나는
그 언제부터인가
푸른 꿈을 등지는 슬픔에
가슴은 붉게 멍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날, 붉게 멍든 가슴 속에
어둠이
소리 없이 찾아와 익어가더니
알알이
당찬 씨앗을 맺었습니다.
진홍빛 알알이 물든 다름다움
터질 듯 전신을 휘감고 도는
충만한 내 사랑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당신의 화원에 쏟으리니
받아주소서
내 사랑하는 당신이여!
불타는 정염의 뒤안길에서
이제야
선혈을 뚝뚝 흘리며
터지고 일그러진 입술로 고백합니다
당신은 항상
나의 소멸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피안이심을.
‘한맥문학’ 신인상 시 등단. 제 14회 월간 한맥 문학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소시집: 거목. 시집: 시애틀의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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