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비바람 부는 날 / 주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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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 부는 날 / 주진석
비바람이 무척이나 불어대며
야단치던 날
으스스 떠는 나무들을 밖에 두곤
난
불 꺼진 방안에서
서성거린다
창밖 나무에
고즈늑이 붙어 있는
한의 나뭇잎
그간 다른 잎새들의
낙하를 지켜보며
자리를 지켰건만
오늘 밤은 아무래도
위태로이 보이누나
긴 밤
바람의 유혹 물리치려나
덜커덩 소리가 바람 사이로 들린다
잘 붙지 않은 처마가
바람에 흔들린다
캄캄한 흑암 속에
날아가버리지는 않을는지...
해 좋은 날
왜 몇 개의 못으로 고정시키지 않고
어둡고 바람부는 날
마음만 졸이고 있는지
"날아가버리지 않을까..."
캄캄한 밤
비바람 부는 창문 사이로
차갑게 떨며 서 있는
나 자신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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