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관계 / 문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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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 문금숙
불시에 Oak Tree 큰 가지가
툭, 땅위에 내동댕이쳐지는 걸 보았다
대낮 내내 그늘 만들어주던 나뭇잎들
바람에 흩어지고 있다
잘려나간 자리에 허공이 적적하게 들어섰다
찢어진 몸통
굴속같이 후벼낸 속살 오랫동안 불태운 원기
잔가지 잎으로 깊숙이 흘려보내느라
빼빼 말라버린 가슴 빈자리는
멍으로 병들고 있었던 것을
눈치 채지 못한 무언의 상처
무너지고서야 알 수 있는 건가
외롭게 견디던 관계
땅위에서 확인한다
너무 늦게, 표정을 짓는 노을
한국시 신인상 등단. 재미시인협회 회장 역임
시집 : ‘추억이 서성이는 마을’. ‘나의 바퀴도 흔들렸다’. ‘황홀한 관계 속에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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