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소나무 그늘 / 문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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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그늘 / 문금숙
오래전 산불에
온몸 화상 입고
윌슨마운틴 깊은 산속에 버티고 서있는 큰 소나무
검게 데인 흔적 있어도
푸른 가지마다 주렁주렁 새 솔잎 달았습니다
내 양팔로 두 번 두른
큰 몸통에다 마흔 개도 넘는 가지 뻗고
마른솔잎 수북한 돗자리도 넓게 잡았습니다
뿌리께 드리운 그늘에
바람이 비집고 들어와 삶이란 그런 것이라고
한바탕 일필휘지하는듯하니
사람마다 상처자리 추스르고 그늘에 등대고 누우면
나뭇가지사이로 엿보이는 파란 하늘 밭에
바람은 마음의 슬픔 헹구고
구름은 새롭게 돋을 가망의 씨앗 뿌려 뿌리를 키웁니다
한국시 신인상 등단. 재미시인협회 회장 역임
시집 : ‘추억이 서성이는 마을’. ‘나의 바퀴도 흔들렸다’. ‘황홀한 관계 속에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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