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그대 이름 1센트 / 정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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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이름 1센트 / 정영근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우연치 않게 원 달러 스토어에 들어섰다. 금방 눈에 띈 물건 하나가 있어 얼른 주머니를 훔쳐봤다. 어쩌면 더도 덜도 아닌 꼭 1달러였다. 그렇지만 막상 세금 몇 센트를 가산하면 이걸 살 순 없었다. 한 꽤가 생각났다. 난 그 길로 그냥 스토어를 나와 넓은 주차장 거리를 방바닥 살피듯 유심히 내려다 보면서 천천히 걸었다. 행여 엉거주춤 땅에 떨어져있을 1센트 짜리 몇 개를 구해볼까 하는 심산에서였다. 결국 그 물건을 사고도 빤짝 빤짝 빛나는 1센트 짜리 새 동전 하나가 남았다.
설령 물건 값이 1만불이라고 해도 사고 못사는 해결사 역할은 이놈이 하는 일이란다. 얼마나 소중한 놈인지! 일단 이놈은 작은 놈이라고 천대 받고 거리에 버려진 날이면 땡그랑 하고 신호를 알릴 뿐 더 이상은 아무런 군소리가 없다. 설사 수많은 사람 발에 밟히거나 걷어 채어도 사람이 처분하는 대로 당하고만 만다. 그래서 겸양한 이 1쎈트 짜리라는 놈은 이 세상에 무리 지어 대군처럼 많지만 한결같이 이 세상에는 스스로의 분쟁이란 없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차를 타고 몬타나 주 빌링스 자그마한 시골 마을을 지나갔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역 두에 몰려드는지라 대통령은 잠시 차에서 내려 연설을 하려고 했다. 때 마침 어린 애 하나가 그 작은 두 손 주먹을 불끈 쥐고서 대통령을 향해 걸어 나왔다. 드디어 대통령은 허리를 굽혀 어린 애 손안에 쥐어있는 것을 받았다. 그건 다름 아닌 동전 한 잎이었다. 대통령은 정작 그 동전 한 개를 받아 들고서 아주 포만감 있게 웃음 지우면서 연상 상쾌해 했다.
그리고 모든 관객에서는 끊일 사이 없이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사뭇 1쎈트 짜리 동전 하나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역할이란 게 무엇이란 말인가? 대통령은 동전 하나에 담긴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 빌링스인들의 애뜻한 민심, 그것을 받은 것이다. 얼마나 감격했으랴! 얼마 후 대통령이 그만 서거하자 그의 돈지갑 속에는 그 아이에게서 받은 그 동전 하나가 고운 종이에 포장된 채 잘 간직 되어 있었다. 1쎈트 짜리 그 동전 1개는 지금 그 대통령의 기념관에 보관되어 늘 상 일화가 된다.
그대 이름은 1센트, 빗겨간 자리에 누운 동전 하나라도 초라하지 않다. 다만 몰라줄 뿐이다. 다만 고귀한 어느 영광을 지닌 채 말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의 스산하고 공허했던 그 마음 마져 따스하게 온정 깊게 감싸줬던 그 1센트 드린 마음, 이런 일은 때론 인생의 감로수 만 양 우리네 삶 속에서도 한 낱 보람으로 산듯하게 다가서게 하는 것이리라. 이곳 저곳 거리 후미진 곳에서 위를 향해 빤짝이고 있는 빛나는 1센트 얼굴, 그건 현대 라는 거친 인생 험로에서 보여진 우리네 얼굴들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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