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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바보가 포착한 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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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바보가 포착한 천체

강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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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몇억 광년 날아와 물 항아리에 갇혀 있다

뛰어내리면 가닿을 것 같은 별들마다

형광등 눈빛의 푸릇한 그늘 같다

육체를 이탈한 영혼들처럼

아름다운 통각(統覺)과 영원의 귀결을 풀 수 없어

항아리에 대고 말을 걸어본다

항아리가 옹알이 한다

옹알이는 의미도 무의미도 다 통하는 것인지

살 속 깊이 박혀있는 사금파리 질문들이 쏟아지고 있다

천체를 관찰하던 바보의 눈이 반짝인다

 

DR→SA+SA' *

 

산자락에 숨겨놓은 절벽처럼

초침이 째깍 이며 별들을 썰어낸다

도려낸 자국 따라 느닷없이 나타난 흑암절벽,

그 끝 따라 하늘을 바라보니

억 광년이 빠져나간 밤하늘은 텅 빈 항아리 속처럼 뻥 뚫려 있다

어느새 원주율의 π에 감전된 별들,

단 몇 초의 순간, 벌써 높은 하늘에 총총 박여 있다

 

바보의 눈에도 총총 별들이 박힌다

 

 

 

 

* DR(慾動)→SA(시니피앙=기호) = 젖가슴이라 해 두자. 젖가슴의 시니피앙은 젖먹이 젖가슴인지 사랑의 젖가슴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시니피앙은 慾動한다. 나는 내가 아니라 언어가 만든 시니피앙이다. 이것을 선불교에서는 무아 해방이라 했고 기독교에서는 너는 너가 아니라 네 속에 존재하는 신이라 했고 인체과학은 염기서열에 총총 박혀있는 억 겹의 문자(언어) 속에 살아있는 유령이라 했다 (a ghost of DNA). 아는 것을 쓰는 것은 시가 아니듯 이 慾動은 詩의 사명이다. (라캉의 해방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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