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밤 / 권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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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 권경모
밤, 그대는 존재하는가
보이지 않는 그대
보이지 않음으로
존재가 뚜렷해진 그대
빛이 없음으로
눈에 뜨이는 그대는
있음인가 없음인가
낮에 빛 가운데서 보이는
모든 물체
그대가 없는 동안에
생멸하는 모든 생물
밤의 품 안에서
멈춤 속에서
고요 속에서
일어나는 재생의 신비
그대의 존재 때문인가
비존재 때문인가
생명은 밤에 잉태되는가
낮에 보이는 힘은
밤에 생기는 것인가
삶은
밤의 무의식 속에서
낳고 커가는 것인가
밤, 그대의 존재는
그대를 알려는
나의 의식을
더욱 캄캄하게 만든다네.
워싱턴문인협회 주최 현상모집 시 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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