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춘곤증 / 이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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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곤증 / 이춘혜
햇볕 따사로운
봄날 오후
지치고 나른해진 낡은 내 영혼은
물먹은 해면(海綿)처럼
육신을 내 던진 채
농밀(濃密)한 오수 午睡에 빠져 든다
멀건 대낮에 오수에 빠져들어
나는 어떤 꿈을 잉태 하리라
아득한 소녀시절
백합처럼 순결했던 꿈을 꾸리라
비록 뜬구름 같은
산다는 게 무엇이기에
삶에 연연하며
죽음 앞에 발버둥 치는가
삶을 스스로
내 동댕이치기를 주저 않는 사람들
이 세상에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기쁨 중
살아 숨 쉰다는 특권 보다 더한 기쁨이 있을까
나는 가끔
살아 숨 쉰다는 희열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한맥문학’ 신인상 시 등단. 한맥 문학상. 해외문학 작품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미주시학 회원 시집: '시애틀의 단풍'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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