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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진이는 아침부터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일어나서 머리를 멋 있게 blow dry하고는 벽장에 고이 모셔 두었던 단벌 신사복을 꺼집어 내 입었다. 오늘은 또 넥타이도 화려한 꽃 무뉘있는 것으로 맷다. 오늘 따라 마음이 들떠 있다. 오늘은 전 가족이 교회를 가는 날이다. 엄마, 아버지 그리고 여동생 태숙이도 같이 가기로 했다. 그동안 아버지께서는 교회 가자고 할때 마다 바쁘다 피곤하다 등의 이유로 가기를 회피 하셨다. 그런데 금요일 저녁 태진이가 교회 저녁예배를 갔다가 오자 소파에 앉으셔서 신문을 보고 계시던 아버지가 웃으시며 "나도 내일 네가 나가는 교회에 한번 가 볼까?" 라고 하셨다.


태진이네가 미국으로 처음 이민 온것은 2년7개월전이었다. 고등학교 이학년을 한국에서 하다가 왔었다. 한국에 있었을때 그는 잘 나가는 학생들 축에 끼었다. 공부도 항상 오등 안에 들었고 여학생들 사이에도 꽤나 인기있는 학생이었다. 일학년때 부터  계속해서 이학년 미국에 오기전까지 학급 반장으로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하시던 조그마한 중소기업의 가구공장이  부도가 나면서 집안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급기야 아버지가 미국으로 이민 가기로 결정 하시고는 미국에 계시는 큰 아버지의 초청으로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태진이가 미국으로 오기전 친구들이 환송 파티도 성대히 해 주었다. 우정을 잊지 말자며 나중 커서 성공해서 만나자며 헤어졌다. 그리고는 남가주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차살돈이 없어 차도 없이 살았다. 또 싼곳을 찾는다는것이 South Central L.A.에 있는 허름한 아파트에 들게 되었다. 태진이가 생각하고 있던 미국하고는 많이 틀린곳이었다. 그의 아파트주위는 멕시코사람들과 흑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었다. 밤에는 간혹 총소리들이 들려 오곤 했다. 학교에서는 멕시코아이들이 많았고 백인들은 선생님들중 몇 그리고 손으로 꼽을수 있는 소수의 학생들 뿐이었다. 그는 영어를 배우는 동시에 서반아말까지... 대부분 나쁜 욕하는 말들을... 배우게 되었다. 아버지는 미국에 오셔서 처음에는 말도 안 통하시고 하니까 한국사람들 청소하는것을 따라 다니시며 일을 하시고 어머니는 아침마다 버스를 타시고 로스엔젤레스 다운타운에 있는 봉제공장에 가셔서 일을 하셨다. 미국온지 4개월만에 10년된 중고차를 하나 구입 했다. 그리고는 6개월후에는 좀더 주거 환경이 나은 로스엔젤레스외곽에 있는 도시로 아파트를 구해서 나오게되었다. 태진이는 미국에 와서 말도 잘 못하고 친구도 없고 해서 정신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미국이라는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주말마다 나가기 시작한것이 교회였다. 제법 큰 한인 교회가 가까운곳에 있었고 그리고 청년회 활동도 활발하게 하는 교회였다. 그가 대학에 들어가고는 이 교회에서 청년 리더격으로 봉사하게 되었다. 그에게는 주말에 교회에 가서 한인들을 만나고 친구들과 자유스럽게 교제를 나누는것이 만족스러웠다. 아버지는 그동안 청소하시던일을 그만 두시고 취미로 시작한 Landscaping일을 이제는 정식직업으로 하시며 멕시칸 두세명까지 쓰시며 하는 Landscaping회사 사장님(?)이 되셨다.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햇살아래 하루종일 일하시다 보니 얼굴은 아주 검게 타시고 마치 막 노동하는 사람 얼굴처럼 되셨다. 


오늘은 교회 청년회에서 준비한 연극을 하는 날이다. 태진이는 그동안 맡은역인 빌라도역을 열심히 준비하고 대사들을 하나 하나 외웠다. 아버지께 연극을 하니 교회에 나오시라는 말을 했지만 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뜻밖에도 온 가족이 교회로 가기로 했다. 태숙이도 "오빠! 이러다가 오빠도 할리우드로 진출 하는것은 아니야?" 하며 놀려 댔다. 교회 주차장으로 들어 설때는 벌써 차들이 반이나 차 있었다. 여러 안내 집사들이 나온중에 목사님도 나오셔서 사람들을 환영하고 있었다. 차에서 나와 교회로 걸어가며 태진이는 아버지의 얼굴을  휠끗 쳐다 보았다. 아버지의 매일 햇빛 거슬린 얼굴이 오늘 따라 초라하게 보였다. 다른 교인들의 희고 기름진 얼굴들이 겹쳐져 아버지 얼굴 위에서 보인다. 목사님이 한손을 내 밀며 악수를 한다. 태진이는 옆에서 따라가며 소개를 하려고 목사님의 얼굴을 본다. " 저희.... 아버....." 목사님의 눈빛이 아버지의 얼굴에서 벗어나서 태진이네 뒷쪽에서 오는 사람에게로 고정이 되면서 얼굴이 크게 펴지며 금방 큰 웃음이 솟아 오른다. 목사님이 태진이네 가족뒤로 비켜가며 뒤에 정장을 한 콧수염의 신사에게로 빨리 간다.  " 아이구 김박사님께서 오셨습니다..... 너무 너무 기쁘고 반갑습니다." 두손으로 손을 잡고는 반가워서 어쩔쭐 모르며 나오는 말들이 태진이의 귀에 확성기가 되어 울려서 나온다. 아버지의 얼굴이 조금 무안한 얼굴이다. 갑자기 태진이의 얼굴 근육이 굳어지며 핏줄이 돋아 난다. 마음속 깊숙이 큰 화산이 터지는 소리가 들리며 온몸이 떨리어 나온다. "태진아!..." 가족들의 부르는 소리를 뒤로 하며 Parking장으로 달려 가는 그의 얼굴에 분노의 눈물이 솓아 나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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