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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봄비 예찬 처음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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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봄비 예찬 >

                                             빛결/황 영 희

 

혹독한 겨울이었다.

만주 벌판이라 불리던 이곳은 영하30도를 오르내리는 냉동고 속에 사는 느낌이었다. 손, 발이 시리다는 정도가 아니라 손 발 얼굴이 터지듯 따갑고 너무 아픈 통증이었다.

겨울 내내 길에 얼마나 두껍게 얼음이 어는지 걷다가 발이 삐기 일쑤이고, 아이스크림을 길에 펴놓고 파는 진기한 풍경이 펼쳐진다.

4월까지 하얗게 쌓인 눈이 녹지않아  6개월간의 길고 긴 겨울이 과연 지나고 봄이 올까?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5월이 되어 태양이 가까이 다가와 추위로 고생한 땅을 안아주고 쓰다듬고 볼에 따스한 입맞춤을 하자 땅이 소생하여 몸이 녹고, 새싹이 그 모진 통증을 이겨내고 앞을 다투어 부활한다!

삼라만상이 기지개를 켜고 잠에서 깨어나 어린 새싹들과 나뭇잎이 초록으로 물감을 칠하며 재창조주를 찬양한다.

작고 큰 산마다 초록구름 신록구름이 덮이고, 노란 산수유부터 예쁜 봄꽃들이 피어나 온갖 색깔의 잔치를 벌인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봄이 오는 매 단계마다 사이 사이에 꼭 봄비가 내리는 것이었다.

봄비가 한 번 올 때마다 새롭게 태어나고 자라고, 세상이 밝아지고, 만물이 아름답게 성장하는 것을 본다.

 

나무가 저절로 꽃을 피울 수 없다.

봄비가 와야 한다.

봄꽃이 저 혼자 피어날 수 없다.

봄비가 촉촉이 그 가슴을 적셔주어야 한다.

사람이 스스로 의로운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주의 사랑이 봄비처럼 먼저 그의 마음밭을 흠뻑 적셔주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오직 비를 구하여야 한다.

 

메마른 나무 앙상한 가지에 꽃이피고 잎새가 돋고 열매가 맺히는 것은 눈이오고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는 겨울엔 도저히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태어나면서부터 죄에 찌들어 죄를 지으면서도 죄 인줄도 모르는 인생이 죄를 이기고 주의 일꾼이 되어 오직 주님을 위해 모든것을 다 바치는 삶을 사는 것은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따스한 태양이 비치듯 십자가 사랑의 온기가 영혼을 녹인다.

눈이 녹고, 얼음장 같던 마음이 녹고...

먼저 봄비가 내려야 물이 오르고 깜짝 놀랄 선물같이 봄 꽃이 피어난다!

 

봄비의 부드러운 터치로 방긋방긋 피어나는 매화 목련 개나리 진달래 조팝꽃 복사꽃 살구꽃 앵두꽃 장독대 옆에 연분홍 난초꽃 오야 자두꽃 벚꽃 철쭉 이화... 5월의 넝쿨 장미...

밝게 웃는 각색 꽃봉오리들로 온 땅이 환해진다.

 

봄바람 결을 따라 출렁이는 푸른 풀잎들

나무마다 뾰죡뾰죡 돋아나는 연두빛 새순들

봄비 사랑을 흠뻑 받은 온 대지가 그 얼굴에 환한 미소를 머금고 기뻐 찬양한다.

아름답게 꽃 단장한 온 땅이 조물주께 영광을 돌린다.

 

봄비가 내린 날

죄로 찌든 겨울의 고난은 끝나고 부활과 영광만이 있을 것이다. 

봄비가 내린 날

메마른 영혼이 새 영을 받아 거듭난 새 사람이 될 것이다.

 

봄비!

그대는 생명의 화신!

환희의 송가 전주곡!

결혼행진곡의 서곡인 약혼식 축가!

 

나일강이 생명의 젖줄이듯

봄비! 그대는 창조와 부활의 전령자!

우리도 다른 이들에게 봄비가 되자.

영생의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전령자 봄비가 되자!

 

지금은 바야흐로 모든 초목이 줄기 속에서 보이지 않게 약동하는 이른 봄이다.

겉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속에서 역사하시는 성령의 봄비가 약동하는 사람은 봄에 피어나는 봄꽃들과 함께 삶 속에 아름다운 향기를 토하는 꽃을 피우게 되고, 풍성한 열매를 맺히게 될 것이다.

 

봄비를 간구하자.

인생의 봄비를...!

그래야 가을에 맛있는 열매를 맺히게 할 가을비가 의미가 있어지기 때문이다.

봄비 없는 가을비는 추위만 닥쳐오게 할 뿐 아무런 의미도 희망도 없다.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아가페 사랑과

피울 수 없는 아름다운 꽃과 맺힐 수 없는 탐스러운 열매를

봄비로 임하시는 성령께서만 하실 수 있고, 피워 주실 수 있고, 가능하게 해 주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령이 모두에게 주시는 봄비는 꽃눈을 준비한 나무들에게만 단비이다. 

 

봄비는 사랑이다.

십자가의 아가페 사랑이다.

 

봄비는 공평하다.

예쁜 꽃나무와 잡초를 차별해서 내리지 않는다.

우리는 사랑을 하지만 많은 경우에 오히려 그 각별한 사랑으로 인해 내가 사랑한 사람을 죽이거나 힘들게 한 사람과 원수가 된다.

왜 사랑으로 인해 미워하는 사람이 생기고, 배신감으로 용서할 수 없게 되는가?

편파적인 사랑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사랑을 파헤쳐보면 나와 가까운 사람을 더 사랑하며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공평한 사랑을 할 때 모든 사람과 화목할 수 있고 진정한 아가페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늘나라에 가면 모두를 똑같이 공평하게 사랑할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공평함이다. 봄비처럼....

 

봄비의 사랑에 반응해서 풀과 나무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듯이

십자가의 사랑에 자아가 녹을 때 우리 가슴에도 새싹이 나고 아름다운 꽃과 맛있는 열매가 맺힐 것이다.

 

 

출처: 말씀이 비가되어 http://cafe.daum.net/dswsh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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