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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석 장로님을 보내며 시 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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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밑줄

 

강위덕

 

 

죽기 일주일 전 살아서 장례식을 하고 싶다.

 

살아 있을 때 유서를 쓰듯

 

한유롭게 수왈 수왈

 

씨부렁씨부렁 미주왈 고주왈 밑두리 콧두리

 

할 이야기 다 하고 싶다

 

내가 섬기는 신이

 

나에게 죽을 날을 예언해 준다면

 

나의 시 세계를

 

굵은 선으로 밑줄 뚜렷이 그어보고 싶다

 

표현의 한계가 없는 객관과의 대화를 털어놓고 싶다

 

솔직함의 미학을 통해 얻은

 

창작의 자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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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이 주일은 나에게 참으로 슬픔을 안겨 주었습니다.

코리안 투데이 신문사에 역사칼럼을 쓰시는 이범영 선생님과

서울대 공대를 공부하고 미국의 건설회사에 근무하는 이만석 장로님과

박병순장로님 등 네 가정이 고사리를 뜯으로 가서 하루를 아주 즐겁게 보냈는데

그후 3일이 지나 뜻밖의 비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만석 장로님이 출근길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는 소식입니다.

오늘(수요일 10시) 장례식을 치루었습니다.

딱 한번 만나 고사리를 뜯었을 뿐인데 이범영 선생님은

수십 년을 만난 친구처럼 장례식에 참석하여 슬픔을 같이 나누었습니다.

고사리를 뜯던 6월 12일은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모두들 지성인답지 않게 허리를 굽혀 열심히 고사리를 뜯었고

점심시간에는 마치 농사철 시골 농사꾼들의 풍경과도 같았습니다.

가운데 음식을 놓고 삥 둘러서서

서로 인사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푸짐하게 입을 쫙쫙 벌리고 쌈밥을 입속에 쑤셔 넣는 모습은

누가 보아도 지성인답지를 않았습니다.

참으로 행복한 주말이었습니다.

해어질 때는 우리 한 달에 한번이라도 만나 친목을 나누자며

아쉬운 작별을 했는데 이렇게 한분이 삶을 접었다는 소식은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별세 하신 이만석 장로님은 63세의 한참 일할 나이였습니다.

그의 자녀는 모두 세 명인데

큰 하들은 현직 변호사로 근무하고

둘째 딸은 회계사이고

막내딸은 메리칼 닥터입니다.

이제 고생을 끝났는데 생을 끝내다니 아쉽기만 합니다.

 

오늘의 시는 마지막 인사한마디 못하고 떠나는 친구를 보면서 못내 아쉬운 심정을 토로한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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