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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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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를 방문 할 때마다 늘 큰어머님께서 제일 따뜻하게 환한 미소로 반겨주셨다. 난 금요일아침 캐나다로 운전해가면서 큰어머님의 밝은 웃음소리가 제일 많이기다려졌다.  아기 때부터 키워준 손자가 결혼식을 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뿌듯하실까

하는 생각에 혼자 만족한 미소를 짓기도 하였다.


큰어머님은 젊은 나이에 어린 딸 셋을 데리고 과부가 되셨다.  겪으신 고생은 어떻게 다 

상상하고 표현하리? 큰따님이 간호원이 되어 독일을 거쳐 캐나다로 이민 오셨다. 사촌언니께서 결혼하시고 어린 아이들이 생긴 후에 큰어머님도 이민 오셨다.  어린 손자들을 장성할 때가지 정성껏 돌봐주셨다.  많이 힘드셨지만 아이들을 지극한 사랑으로 대하셨고, 아이들도 할머니를 많이 따랐다.


이번에 내 조카의 결혼식 참석위해 캐나다로 주말여행 다녀왔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온가족 다 같이 동행하였지만 지금은 쉽지 않다.  우리 부부와 막내 그리고 부모님 모시고 다녀왔다.  여행길은 마냥 즐거웠다.  어머님이 새벽에 일어나셔서 김밥과 밀고기, 두부조림, 김치 등등 정말로 애쓰셔서 준비하셨다.  얼마나 감사하고 또 맛있었는지 모른다.  남편은 절대 나에게 운전대를 안주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너무 피곤한지 아니면 내 운전 솜씨가 믿을만한지……캐나다 국경 지나 한가한 고속도로에서 두시간정도 운전할 특권도 누릴 수 있었다.


해가질 무렵 우리일행은 며칠 지낼 숙소 고모님 댁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  그리고 내 가슴 울먹이는 슬픈 소식을 들었다.  바로 이틀 전에 큰어머님이 갑자기 치매가 독하게 와서 병원에 계신다는 뉴스.  너무너무 슬펐다.  나는 큰어머님 생각에 그날 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다음날 안식일 아침이 되어 조반 먹고 새로 아름답게 건축한 토론토 한인교회에 참석하였다. 사촌언니를 만났다.  그동안 아들결혼준비와 어머니의 투병간호 때문에 신경을 너무써서 거의 nervous breakdown 할지경이였다는 언니를 꼭끼어 안고 우리는 흐느끼면서 울었다. 아무런 도움도 못주고 그저 울기만하는 내 모습 한심하기 만하였다.  참으로 불쌍한 내 사촌어니 그리고 큰어머님……. 큰어머님 안 계시는, 그리고 더 이상 참석 안하실, 안식일학교 순서 진행 중 예고 없이 줄줄 흘러내리는 눈물 막을 길이없었다.


설교예배와 점심식사를 마친 후 일부어른들은 큰어머님이 제정신이 아니시니까 방문 갈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원래 잘 울고 예민한 나를 위해하신 말씀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꼭 나를 위해서라도 뵙고 십었다.


깡마르신 큰어머님은 그냥 엉엉 소리 내면서 울고만 계셨다.  사모님 바쁘신데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나를 보고 처음하신말씀이시다.  큰엄마, 저 소영이에요! 뭐, 소영이? 라고 한마디 하시면서 기억에 올려보려고 잠시노력하시더니 그만포기하시고 헛소리하시면서 계속울기만하셨다.


인생의 마지막 부분은 왜 이렇게도 서글퍼야만하나?  사랑하는 부모님도 연세가 높으시다.  나 자신도 아직 거리는 있다고 생각되지만 결국은 이런 모습으로 애타는 가족에게 인사 할 것인가?   인생은 참 허무하고 너무 억울하다. 


나야가라 폭포구경을 여러 번 갔었지만 막내 때문에 한 번 더 그 웅장한 폭포를 볼 수 있었다.  방문객들이 얼마나 많든지.  장엄한 폭포를 마음껏 바라보며 맥도널드에서 배지벌거를 사먹었다. 남편이 알고 있는 동창생들이 토론토부근에 4명 있는데 그중 두 분을 안식일저녁에 만나서 이야기꽃을 한창 피웠다.  두분다 행복한 결혼생활하면서 자식들도 모두 잘 장성해서 성공한 삷을 살고 있었다.  참으로 즐거운 만남이었다.


그 다음날은 이번여행에 목적이었던 조카의 결혼식 날 이였다.  부란치는 내 사촌동생 집에서 식사하였다.  캐나다 사람과 결혼하여 잘살고 있는 모습보고 마음이 흐뭇하였다. 6살 난 딸은 얼마나 예쁘던지. 백인 아빠가 딸을 예뻐하는 모습은 마치 나의 남편이 어린 딸들 클 때 귀여워하던 기억을 불러왔다. 시간이 되어 결혼식장에 갔다. 


신부는 그날 처음 보았다.  로마린다 치대를 다니고 있어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동생이 만나보고 참 예쁘다고 들은 바가 있다.  실물 보니 정말로 아주 아주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서로 사랑에 빠져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 이 ‘성숙한’ 눈으로는 한없이 귀여워 보이기만 하였다.  결혼예식이 끝나면서 부모님께 인사드리며 포옹하는 모습이 인상적 이였다.  나는 어떤 사위가 저렇게 나에게 인사할까? 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신랑 쪽에 어른으로 신부에게 바라는 생각들이다. 마음속은 철없는 어린 소녀이지만 신랑의 동생이 결혼해 아이들 둘이 있느니 할머니 벌이다.  그러니 어른이라고 할 수밖에……. 철이가 할머니를 자주 방문할 때 자신에게 마땅히 줘야 할 관심과 시간 들을 빼앗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같은 뜻으로 남편에 마음을 헤아리고 배려하면 더없이 감사겠다.  그리고 조카를 한가정의 가장으로 인정하고 온전한 존경과 푸짐한 사랑을 베풀기를 간절히 바란다.


철이는 이제 새로 아내로 맞이한 신부를 자신에 몸처럼 소중하게 대하고 아낌없이 사랑할 때, 또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에게 애정을 듬뿍 주는 아빠가 될 때....한 여인에게 주는 그 오염되지 않은 깨끗하고 순결한 열정적인 사랑에 전파가 병원에 계시는 큰어머님께 분명히 전달될 것이다.  그때, 큰어머님은 울음을 멈추시고 환한 미소를 지으실 것이다.


그 장면을 생각하니 나의 서글픈 눈물방울이 가드다란 희망의 빛줄기에 반사해 유리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2011년 6월 22일 (수요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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