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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 하늘 아래 어디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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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면 밤낮 없이 추워지는 것이 연심이는 몹시 싫었다.

연심이는 자기 딴엔 겨울살이 준비를 한다고 해서 올망졸망 싼 옷가지들을 이리 옮기

고 저리 옮겨 치우곤 했다.

허리도 아프고 발목이 몹시 아프기도 했지만 참고 견디는 것이 일수였다.

어쩌겠느냐. 살면 얼마나 더 살겠느냐 하는 것이 항상 자위하는 형식 마음이었다.

봉창가 먼 뜬 구름을 바라보노라니 나를 찾아 헤매이는 남편 생각이 머르통을 들쑤셨다.

연심이는 오늘 따라 마음이 몹씨 슬펐다.

나이 90이 훌쩍 넘고보니 밤낮 없이 방만 지키고 있는 것 같아 무척 마음이 답답하기도

했다.

게다가 온돌방이 초저녁엔 따뜻해서 좋았지만 새벽옄에는 몹시 추워 힘들었다.

이러다가 방에 불이라도 소홀하여 지피지 않는 날이면 꼭 추워 죽을 지경 같았다.

그래서 연심이가 한 꽤를 낸다는 게 고작 이것이었다.

방문을 조금 열고는 '아가야, 방에 불을 많이 지피거라! 응!' 그랬다.

그런데 왠걸, '아니 할머니 방에는 불을 일부러 많이 지피는데 그래도 춥다구요!'

손녀의 말 대답은  몹씨 툭명스러웠다. 연심이는 아무래도 할머니 말이 불쾌했던 모양

이로구나 하고 접어 생각했지만 어쩐지 왈칵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는 잘 살았던 지난날을 생각하고 젊은 날의  낭군을 생각하니 눈물이 솓구쳤다.

그렇지만 '아서라. 아무도 모르게 눈물은 흘려야 하는 것이렸다.'하며 자위하려했다.

그런대도 하염없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

오늘 따라 연심이는 왜선지 그 잘나고 정들었던 남편 생각에 많이만 마음이 슬퍼졌다.

그리고 외롭고 고통스러웠던 지난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면서도 왜 내가 마음 약하게 이럴까 생각해 봤다.

 

 

   갑자기 군부에서 돌아온 남편이 자기를 감싸듯 껴안으면서 하는 말 '나는 하와이로

도망칠테니 태선이를 대리고 남쪽 끝 간 데까지 가서 거기 어디서 살아요. 내가 위기

가 지나고 성공하면 꼭 돌아오리다! 약속하리이다! 꼭!' 하고는 도망치듯이 떠나가고

만 것이 영영한 이별이 되고 말 줄이야 미쳐 몰랐었다..

연심이는 고종황제께서 남편에게 내린 절충장군 교지(당시 한양의 수도 경비 사령관

직)만을 품에 품고 태선이 손목을 부여잡으면서 불야불야 도보로 남하하기 시작했다.

결국 몇날 며칠이며 몇달이 걸려서 전라도 땅 끝까지 오게 되었다.

그러니까 한일합방으로 인해 이땅에 유득 용신할 틈이 없는 이들이란 그동안 고종황

제 측근에서 그를 호위하며 일본을 대항하여 싸워왔던 조선 정부군 고위들이었다.

거기다가 유득 남편은 절충장군이었으니깐 두말할 나위 없이 이땅 어느 곳에든지 설

땅이란 없었다.

연심이는 이제 시골 벽지에 묻혀 살았지만 신분이 탈로날까 봐 위기를 맞아  또다시

어느 섬으로 자리를 옮겼다.

드디어 싹바느질로 연명하면서 자식을 키우고 성장시켜 이제는 손자녀며 증손들까지

만도 많이 가졌지만 연심이 마음에는 항상 슬프디 슬픈 한이 남아 있었다.

나중에라도 한국에 나온 남편이 정작 자기를 못찾아 애타며 슬퍼했을 일을 생각하면

한시도 그 한 맺힌 슬픔을 참을 길이 없었던 것이다.

 내가 그때 어느 곳에 가서 정착할테니 훗날 찾아오면 그곳에 와서 날 찾으라는 말을

왜 하지 못했을까 하는 한과 마음 아픔이 항상 마음에 도사려 있었다.

손자 자녀들이 한국인  하와이 이민 역사를 추적해 보니 장군 4명이 있었으나 사탕수

수 밭에서 일하기 힘들어하는 그들이 얼마후 미국의 본토인 쌘프란시스코로 떠났다

 는 대목까지 밖에 정작 그 이상은 추적할 수 없었던 것이다.

오늘 따라 몸의 온기마져 식고 방안이 몹시 추워지자 슬퍼지고 남편 생각이 들었다.

연심이는 '이 세상 하늘 아래 당신은 어디 있소! 여보, 지금 어디 있던지 간에 잘만 사

시오! 네.'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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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이: 그의 손녀 중 하나는 현재 재림교회 목사 사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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