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다 쓸거야? > 글동네

사이트 내 전체검색

글동네

거기다 쓸거야?

페이지 정보

글씨크기

본문

즈음 일주일에 2-3일씩 우리집에서 가까운 YMCA에 가서 운동을 한다. 아이들 넷을 키우느라고 내 자신 관리에 신경을 안쓰다

보니 온 몸에 살이 너무 많이 불어났다.  늘 조심한다고 결심하고 노력할때 조금 내려가는 듯 하다가 또 다시 더 많이 불어나곤 한다.

너무나 실망되고 속상한 일이다.  다른 아무곳에도 잘못 없고 오로지 내 손으로 내입에 넣어 먹는 대랑음식 때문에 일어나는 가슴

아픈 현실이다.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계획을 세워 새로운 각오로 YMCA에 열심히 다니면서 운동하면 좋은 결과를 볼수 있을것 같았다.  큰아이들

셋이 학교 가 있을 동안 시간을 내어 운동한다.  아직 4살인 주래는 잠시 맡겨야한다.  YMCA 회원들에게 무료로 아이들 봐주는 서비스가

있는데 많이 수줍어 하는 주래는 그곳에 바글바글 거리는 아이들 사이에 들어가기를 싫어한다.  그래서 새벽에 집안 식구들 자고 있을때

얼른 가서 운동 하고 오곤 하였다.  요즈음은 학교 공부 때문에 밤늦게 잠자리에 들어서 새벽에 못일어난다.


주래한테 잘 설득시켜서 아이를 많이없는 시간을 선택해 몇 주일 전부터 가기 시작했다.  주래가 거기 가서 잘있으면 멕도널드 에서 해피미얼 사준다고 꼬시면 잘 멱혀들어갔다.  주래를 겨우 떼어놓고 운동하러 가는 발이 무거웠지만 이제는 조금씩 훈련을 받는 것도 좋은 듯 했다.


오늘도 운동하러 갔었다.  여러 주일 잘 가다가 오늘은 갑자기 베이비 시팅 하는데 안가겠다고 때쓰었다.  본격적으로 잘 설득시켜서

데리고 갔다.  다행이도 아이들이 몇명 없었다.  주래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살살 걸어들어갔다. 그런에 고맙게도 어떤 여자 아이가 

살며시 들어오는 주래 손을 잡고 같이 놀자고 하였다.  무척이나 마음이 놓이고 운동도 편안한 마음으로 잘 했다.


운동을 마치고 주래 데리러 가니까 나오는 주래 얼굴 빛이 좋았다. 잘 놀았어? 하고 물었다.  고개를 끄떡이면서 아주 재미있는 시간

이었다고 예쁜 미소까지 선물로 주었다.  참으로 대견스러워 주래를 꼭 부등켜 안았다.  참 잘했다, 용감하다, 착하다. 라고 칭찬

해주었다.  투명하고 선명한 눈빛으로 나를 그렇게도 자신만만한 태도로 보았다.  엄마 거기다 쓸꺼야?  라고 물었다. 전혀 기대

안했덩 질문이라 얼마간 어리둥절 하고 헤매었지만 금밤 알아차렸다.  주래야 거기다 무었이라고 쓸까?  하고 질문하였다.

주래가 울지도 않고 잘놀았다고 써.  라고 대답하였다.


나는 주래가 자기에 대해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를 바로 그 순간에 알게 되었다.  기가 막히게 신기하였다.  주래가 갓난 아기때

부터 처음한 말들 또 여러가지 재미 있었던 이야기들을 노트북에 써놓는다.  내가 주래에게 꼭 주고 싶은 유산중에 하나가 바로

그 공책이다.  어린아이가 처음으로 말할때 신기하고 귀엽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많이 기억에서 없어진다.  나도 가끔 써놓은 것들을

읽어야 떠오르는 것들이 많다.


주래가 어느 정도 커서  써놓은 모든것들을 읽으면서 '주래' 라는 자신이 아기때부터 무슨 말들을 했으며 주위에 어떤 일들이 이었다는

것을 읽을때 무척 흥미있을 것이며 자신의 뿌리가 깊고 단단하게 느껴질것이라고 기대해본다.  그래서 내가 직접 어떤 색다른 소리를

듣던지 아니면 아빠, 할아버지, 할며니에게 건너들어도 잃어 버릴세라 하고 얼른 노트북에 기록해둔다.  주래가 장성한후 추운 겨울

밤에 벽난로 앞에 같이 앉아서 노트북을 읽게 될때 지나간 많은 그림보다 더욱 아름다운 추억들을 밤이 늦도록 웃음에 꽃을 피우면서

대화할수도 있을겄이다.


아직 어린 주래가 이러한 노트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는 꿈에도 몰랐다.  나의 모든 생각, 행동, 말 등등을 매우 신중하게 해야겠다. 이 모든 것들이 어린 딸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 것일까.  아무런 말없이 혼자 공책에 쓴다는 겄을 이제 4살된 어린 딸이 알고

있다니....주래가 얼마나 더 많이 알고 있을까.  언제부터 내가 쓰는 것에 대해서 알았을까.  어린 딸을 품안에서 양육하면서 교육시키고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는 모든 일도 중요하지만, 나홀로 조용히 하는 일까지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세삼스럽게 느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KASDA Korean American Seventh-day Adventists All Right Reserved admin@kas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