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16} 문학글?!, 그,그, 그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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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애가 차를 타고 가면서 석양을 보고 하는 말이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네
잠자러 서산으로 넘어가나 봐
해야, 해야, 서산으로 넘어가지 마
나하고 놀게!"
시가 무엇인지를 잘 모를 어린 애가 이렇게 훌륭한 시 한 수를 지어 읊는다.
영낙없이 음율이 좋은 시이다.
어린 소년이 멍석에 홀로 앉아 나무가지를 가지고 땅 위에다가 글을 쓴다.
"그, 그, 그것이 거기 있다
그, 그, 그, 그것이 거기 있다고"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나 참 훌륭한 시상이거나 한토막 문학글이다.
시적일뿐 아니라 아주 음율적이다.
"고개를 넘어올 때 말야, 이걸 한웅큼 따가지고 왔거든
그런데 동산지기가 내 앞에 갑자기 나타났어
난 깜짝 놀라 도망쳤지
그런데 말야, 그는 무서운 모습일뿐 내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
난 마구 도망을 치면서도 가슴이 벌렁벌렁했지
야, 나 큰 일 날뻔 했다구. 순금아
자, 이제 가자
다 가지고 어서 가자구..."
소년의 대화가 썩 좋아 보인다.
자신도 잘 모르게 시를 읊거나 산문글을 쓰고 있는 셈이다.
"울지 말라고
그런 일 있을 수 있지 뭐 그래
난 그런 경험 없는줄 알아
참고 살고 견디고 살고 죽고 살고 그러는 거야
됐어, 이제 그만
용기 내고 또 용기를 내라고...
세상 살려면 이런 일 한 두번씩 당하는 일 아닌가"
우는 여인이 말했다.
"그런데..."
"그런데가 뭐여?"
"이론은 쉬어. 그런데 그렇게 안되..."
"수련이란 쌓아가는 것이야! 자, 가자! 얼른 가자!"
"................................................."
두 사람의 글을 얼른 받아 써놓고 보니 순수한 문학글이다.
그래서 마음 속으로 이런 말을 한다.
"친숙한 사이이기도 해라
그래, 맞았어
이론은 어쩜 쉬운 거야
하지만 태산 넘기 금방 아니고
그래서 답답하고 억울해 우는 거지
그래도 인생 수련 말 맞는거고
게다가 어쨌든 좋은 사이인 거고
충고, 힘 되겠다응
이론도 넘어서서..."
이 글을 써놓고 이렇게 생각한다.
세 사람 대화를 모와놓고 보니
"하나의 예술문학이 탄생하는 것 같구만 그래...
그럼, 누구나 문학을 할 수 있는 거 아냐..." 그런다.
고명시인, 정춘의 시 한수를 여기에 읊는다.
그는 동백꽃 한송이를 보고서도 이런 시를 읊었다.
"동백"
"백설이 눈부신
하늘 한 모서리
다홍으로
불이 붙는다
차가울사록
사모치는 정화
그 뒤를 사모하기에
이 길을 애태워 피는가"
시,시, 시, 우리도 시!
* "시"는 로마어로 예(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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