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없음에로 / 강석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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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에로 / 강석배
많이 가진 줄 알았는데
아무 것도 없습니다.
잘한 것 같은데
남은 것도 없고 잘한 것도 없습니다.
실상
잘, 못에 대한 의식이
오만인줄 이제 알았습니다.
존재요 실존임이 확실한데
없음으로 깊어지고 싶습니다.
존재와 실존이란 의식이 고개를 들수록
없음이고 싶습니다.
없음이란 자각이
없음에로의 회귀이며 깊음입니다.
있음에로의 의식은
괴로움과 괴롭힘으로 깊어지게 합니다.
없음에로의 소원이 아니면
치료되지 않는 오만과 고통으로 남게 합니다.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근본이신 분에게
없음에로의 회귀는
그분의 소원이었습니다.
거기에 평화, 기쁨, 보람이란 말들은
아
주
낯 선 것들이었습니다.
없음에로의 소원이
온전한 그분의 품에로의 길.
아, 돋는 해를 감싸고도 남는
저, 저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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