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이 해의 추수감사절을 맞이하여 / 예배당 종소리가 그립다
페이지 정보
본문
...................................................................................................................................
...................................................................................................................................
............................. 가난한 마을에 진실과 순박함이 있거나, 아니면 거짓이 있고 흉측함이 있다.
부자가 사는 마을에 뜬 구름과 현란함이 있거나 아니면 허상이 있고 절망 같은 것이 있다.
그러나 나는 이 둘 중 어느 것도 다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그것들 중에 자그마한 교회당 하나가
있다면 하나님에 대한 젖줄이 있고 양심과 선에 대한 깨우침의 종소리가 있는 것이 분명하기에 나
는 교회당이 있는 이런 마을에 살고 싶다.
이런 마을에서는 어린이들이 광명과 즐거움을 찾게 되고 영원에 대한 영혼의 참다움을 찾게 된다.
그래서 그들에겐 미래가 있고 자자손손들이 번영의 길을 가게 된다.
옛날 같으면 예배당의 아침 종소리와 저녁 종소리가 들려오던 일이 무척 그립다. 비록 촌부의 손
으로 처지는 종소리이지만 그 종소리는 공간의 흐름을 타고 사뭇 멀리까지 울려퍼지고 예수 그리
스도로 말미암는 명쾌한 해방을 선언하는 것만 같았다.
얼마나 삶의 진한 의미가 담긴 광경이었으며 그 모임이었으랴!
그러나 지금은 어느 샌가부터 그 종소리가 뚝 그치고 사라져갔다.
알아서 교회당을 찾아가면 되는 것이지 뭐 그렇게 공해되고 시끄럽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사람
의 인지의 깨어남은 하나님에 대한 이율배반이라는 말이나 되는 것일까. 그래서 아쉽게도 그 종소
리 마져 조용히 사라져 갔지만 여전히 잔해의 교회당 옛 터 옹골진 마음 한 구석 길에는 깊은 추억
으로 남는다.
자, 막 저기 대서양과 입맞춘 미국 대륙의 동부 푸리머스 추수감사절의 종소리가 귓전을 울리며
울려퍼지지 아니한가!
시끄럽고 현란하며 볼상스럽지 못한 것이 좋아서 님을 버리고 간 나그네 된 것이 실상은 미아가
되어진 현대인은 아닐런지 사뭇 세상은 어지러워 미처 잘 모를 일이다.
붉은 해는 서산을 넘고 환상적인 노울빛이 잠시 석양 하늘을 장식할 때 그 아름다운 궁궐 속엔
멀리서 은은하게 들려오는 교회당 종소리가 필시 스며있는 것만 같아 보인다. 촌부의 그 종소리로.
그렇다! 그 종소리는 우리의 양심을 일깨우는 예지의 본능을 마구 부추긴다. 어서 하늘본향을
그리워 하라고...
무엇 보다 더 영원, 그 영원이 그립다. 그리고 그 인자하신 하나님의 얼굴이 그립다.
- 이전글{시} 초롱등 / 문금숙 11.11.25
- 다음글그림자 (시와 시인의 말) 11.11.2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