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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년초, 감상 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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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계

    

                                                       

                                                             한승원

 

 

 

우리 다음 생에는 시계가 되자

 

넌 발 빠른 분침으로

 

난 발 느린 시침으로

 

한 시간마다 뜨겁게 만나자

 

순간을 사랑하는 숨결로 영원을 직조해내는

 

우리 다음 생에는 시계가 되자

 

먼지 알 같은 들꽃들의 사랑을 모르고 어찌

 

하늘과 땅의 뜻을 그 영원에 수놓을 수 있으랴

 

 

 

우리 그리고

 

한 천년의 강물이 흘러간 뒤에

 

열두 점 머리 한가운데서

 

너와 나 얼싸안고 숨을 멈추어버린

 

그 시계

 

다음 생에는 우리 이 세상 한복판에서

 

너의 영원을 함께 부등켜안고 미이라가 되자

 

박새들의 아프고 슬픈 사랑을 모르고

 

어찌 하늘과 땅의 뜻을 그 영원에 수놓을 수 있으랴

 

 

.............................................................................

 

 

 

                  감상 설명글----------- 정영근

 

 

족집게로 자연 및 사물 속에서 참과 사랑과 영원이라는 조화로움의 생을 한껏 꼭 찝어내 보여준 절묘한 시구이다.

 

저자는 똑딱 똑딱 하는 시계를 보아도 예사롭게 보지를 않았다.

 

나를 찾아내고 만나줘 하는 시계의 틈새와 여지를 놓히지 않고 포착했다.

 

그래서 이 시는 탄생되었다.

 

시계의 시침과 분침이 한 시간에 꼭 한번씩 어김없이 얼싸안고 만나듯이 사랑하는 부부 혹은 연인들끼리 그렇게 만나자

 

는 은유적 표현이다.

 

이 시의 핵심의 시구는 "순간을 사랑하는 숨결로 영원을 직조해내는", "먼지 알 같은 들꽃들의 사랑을 모르고 어찌 하늘

 

과 땅의 그 영원에 수놓을 수 있으랴"에 있다.

 

언젠가 그 시계는 "너와 나 얼싸안고 숨을 멈춰버릴" 그 시간이 있겠는데 그땐 "영원을 부등켜안은 미이라가 되자!"고

 

질기고도 좋은 그 사랑의 심경을 적중하게 표현하고 노래한다.

 

우리 재림교인이고 보면 사랑하는 주님을 만나뵙고 그 영원에 이르는 경지에 대한 술회로 받아들여진다.

 

그렇다면 그것은 아가페 사랑으로 승화해 버린 것이 아닐까!

 

놀랍다. 그 염원 자체가 부럽게도 아주 좋아보인다.

 

그리고 그 사랑의 정신으로 죽은 미이라의 시계로 남지만 그 참 정체는 박새이고 그 박새는 은유적으로 사랑하는 이들

 

끼리의 우리들을 의미하고 있다.

 

"박새"란 산야의 습지대 어디에서나 백합화과 다년초 담록색 꽃으로 피어나는 평범한 우리네 사람들을 일컷고 있다.

 

이 박새들에게는 "아프고 슬픈 사랑"이라는 사연이 많다. 얼마나 함축된 내용들이 많을 것인가!

 

그런데 시계의 시침과 분침이 포옹을 하고서  미이라가 되고 그것이 영원하게 그렇게 하지 않고서야 "어찌 하늘과 땅의

 

뜻을 그 영원에 수놓을 수 있으랴" 한 경지 이야기인 것이다.

 

결국 박새 같은 우리 속에 영원을 기리고 진실된 사랑을 노래하자는 것이다.

 

마음이 찡한 감정도 든다.

 

시계, 박새, 그리고 우리 라는 3박자의 조화 속에 영원을 기리는 변치않는 참 사랑을 노래하면서 우리도 2012년 새해를

 

맞이하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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