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캘리포니아의 달 / 김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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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의 달 / 김시천
말이 안 되는데
사노라면 살지만
실상은
말이 안 되는데
흐린 물속에 숨겨진 모래알처럼
치어들의 생명은 줄줄이 태어나지만
그 뒤로는
새장 구석에 미동도 없이 마르는
어린 꿩닭의 주검같이
또
한 생명은 꺼져가는데
금줄의 그물이 내려 덮인 회칠한 천지,
무더기 덤터기-
찢어지는 질주의 소음 속
(우리 모두 거대한 늪 속을 헤매는 밤이다)
저마다의 기이한 연줄로 뒤척이는
새벽 다섯 시 사십오 분,
샐러리맨 빠듯한 벤츠의 덮개 위로
캘리포니아의 달
샛눈을 뜨고 있다
뿌리문학 신인상 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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