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미완성의 계절 / 김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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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의 계절(季節) / 김종혁
소리 없이
흙덩이를 밀고 올라온
초록색 새싹들을 핥아 내리는, 햇살이 다정하다.
가랑비 뿌리고 간 들판
다투어 푸르고 싶어, 머리를 내민 꽃망울들을
살랑바람에 약속을 실어 보낸다.
석류나무
짙은 그늘을 뚫고 날아든, 참새 두 마리
석류 열매를 찍고 찍었어도
입 다문 석류, 설익은 향기만을 품에 안고..
차가운 나그네 길은 마치고
들녘의 오곡은 익어 가는데
낫을 든, 그가
곳간 문 열고 거두어 새우신다.
소리 있어 깨어라
잠자는 내 무덤을 열어줄 그를
오늘도 기다려야 하나보다
(내일은 나의 것이 아니라 잔아)
'문예운동' 신인상 시 등단. '에피포도예술문학상' 시 금상 수상.
미주재림문인협회 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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