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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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세 난 연세 많으신 어머니는 어린이처럼, 소녀처럼 만양 즐거워하기만 했다.
"이렇게 좋은 곳도 있구나! 말로만 듣던 곳이 이렇게 좋구나! 산도 있고 푸른 바다도 있고 이렇게 큰 도시도 있구나!
너희(아들과 며느리)가 구경시켜 준 덕에 이 좋은 곳 구경을 하는구나! 사람이 오래 살고 볼 일이로구나! 고맙구나!"
이리하여 할머니 세식구는 이 섬의 해변 시가지가 빤히 내려다 보이는 높은 공원에 이르렀다.
며늘 아기가 말했다.
"어머니, 잠시 여기서 꼭 기다리세요! 둘이 잠시 저 아래 좀 내려갔다 올께요!"
"그러거라. 얼른 다녀오너라!"
"............................................................"
"어서 다녀와. 다녀오래도!"
"............................................................"
그런데 오리라던 자녀들은 1시간이 지나고 5시간, 6시간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 11시부터 오후가 되어 7시가 다
되어도 다시 돌아오지를 않았다.
마음이 당황해진 할머니는 해는 서산에 걸리고 곧 어두워질 것만 같은데 왜 자식들은 돌아오지 않는지 몹씨 궁금해
지고 두렵기만 했다.
혹시나 자식들이 몹쓸 사람들에게 해를 당했는지, 아니면 교통사고라도 당하지 않았는지 모를 일이어서 몹씨 견딜
수 없었다. 나를 이곳에 두고서 자식들이 얼마나 안달하며 걱정을 할 것인고! 싶어서 도시 참아낼 수가 없었다.
"잠시 여기서 꼭 기다리세요!"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할머니는 어두운 밤이 되어서야 경찰의 권유를 더 이상 뿌리
치지 못하고 마지못해 승낙하면서 하산했다.
"할머니, 이런 일이 종종 있어요!"
"아니요 우리 자식들은 그런 자식들이 아니요. 필시 무슨 변을 당한 것일 게요."
"예, 가능한 조속히 정확하게 조사확인해서 걱정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이리하여 할머니 신변은 잠정적으로 양노원에 위탁되었고 경찰망은 그 아들 부부의 행방을 조사하기에 이르렀다.
"....................................................."
"여기가 316번지 000씨의 집이요?"
"아닌데요. 우린 막 이사를 왔는데요. 여기 살던 그분 가족은 미국으로 이민 갔는데요. 왜 그러죠?"
이리하여 관의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들의 출국사실까지 확인되었다. 또한 이 자세한 조사결과는 할머니에게 모두
자세한 이야기식으로 전달되었다.
"아들 부부와 두 자녀는 미국으로 이민했답니다........"
"아니, 내 자식이.....!"
"할머니, 얼마전에 홀아버지를 버리고 미국으로 이민하려는 한 가족이 공항을 미처 다 빠져 나가지 못하고 들통이
났지요. '여보시요. 이 홀아버지도 모시고 가시지!', 이렇게 해서 마을 사람들의 추적과 제보가 있었었지요! 할머니."
이제사 할머니는 백발 머리를 아래로 떨구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 아들이...!, 내 아들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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